애플, 인도 생산 검토…시장 진출 본격화 예고

      2016.12.21 04:21   수정 : 2016.12.21 04:21기사원문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방안을 놓고 인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2위 인구대국이자 내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애플 스토어' 개점을 위한 정부 허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인도 정부에 서한을 보내 향후 투자 계획의 대강을 설명하고, 인도 정부의 금융 인센티브를 요청했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에서 활용한 모델을 인도에서 원용하려 한다"면서 "정부에 금융 인센티브도 요구하고 있고, 관련 부서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본격적인 인도 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인도를 방문해 나헨드라 모디 총리와 만났다. 그는 당시 인도 방문 길에서 인도 최고의 스포츠인 크리켓 경기장에 나타나고, 인도판 할리우드인 '발리우드' 스타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공을 들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에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시장이 된다. 특히 중국 시장이 지난 수년간 애플 확장에 기여했지만 최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인도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5%에도 못미친다.

삼성전자, 샤오미 등 경쟁업체들이 인도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애플은 저가 모델이 없는데다 인도내 생산 시설도 없어 고전하고 있다.

인도 생산 검토는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자체매장 개점과 관계가 있다. 인도내 스마트폰 판매는 주로 동네 구멍가게나 소규모 전자제품 판매점, 또는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고가의 아이폰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구조다. 화려하게 꾸미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전달하는 자체매장이 들어서야 5%에도 못미치는 인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도 지적하고있다.

애플은 1월 인도 정부에 자체 스마트폰 판매점 개설을 요청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인도에서 자체 매장을 개설하려면 개점 3년 뒤에는 인도산 부품을 30% 이상 써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도 전자부품의 질이 낮아 부품 조달조차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 해답은 인도에서 생산을 하는 것이다.

애플은 인도내 조립 시설을 갖추고 있는 삼성, 샤오미와 달리 제품 대부분을 대만계 폭스콘 테크놀러지 그룹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한편 WSJ은 인도 정부도 애플 유치에 적극적이라면서 모디 총리가 경제발전을 위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