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00대 골프코스)아시아의 페블비치 인도네시아 니르와나 발리GC
2017.01.11 13:23
수정 : 2017.01.11 13:23기사원문
수도 자카르타나 세계적 휴양 명소인 반둥, 빈탄, 바탐에도 내로라는 골프코스가 즐비하지만 그래도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골프장은 발리를 빼놓고서는 말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니르와나 발리GC는 인도네시아의 국가대표급 코스로 명성이 자자하다.
르와나 발리GC는 발리섬 서남부에 위치하며 덴파사르(Denpasar) 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 가량 소요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백상어' 그렉 노먼과 밥 해리슨(이상 호주)의 공동 설계로 1997년에 개장했다. 18홀(파72)에 전장 6805야드의 제원이어서 호쾌한 장타를 앞세운 도전성보다는 치밀한 전략성에 방점을 찍은 코스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티샷을 랜딩 에어리어에 떨구느냐가 관건이다. 티샷 정확도가 다음 샷의 보상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때는 여러 각도의 루트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한다. 그만큼 옵션이 많다는 얘기다.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코스에 대한 이해도를 빨리 높이는 게 급선무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라운드를 원한다면 니르와나 리조트에 묵으면서 코스와 더욱 친밀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 골프장의 또 다른 특징은 위험과 보상이 따르는 벙커가 많다는 점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꼬리를 물고 늘어선 벙커 행렬에 절로 위압감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수세적 플레이만 할 수 없다. 용기를 갖고 강한 도전정신으로 플레이하는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3번홀 공략이 그 좋은 예다. 이 홀은 그린 왼쪽으로 작은 계류가 흐른데다 두 개의 깊은 벙커까지 입을 턱하니 벌리고 있다. 따라서 티샷을 오른쪽 페어웨이로 보내야만 다음 공략 루트 확보가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오른쪽 페어웨이가 마냥 안전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느 정도 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볼이 페어웨이 벙커로 직행할 수 있다. 이런 레이아웃은 이 곳에서는 아주 흔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린 공략에도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단 그린 좌우 기울기가 평평한 홀이 그리 많지 않다. 2번홀(파3)을 예로 들면 계류와 벙커가 그린 왼쪽에 도사리고 있다. 대신 오른쪽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다. 그린 경사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오른쪽 그린을 공략하는 게 좋다.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데다 그린 기울기를 이용하면 공을 핀 가까이 붙일 수 있어서다.
또한 설계자들은 변화가 많은 현지 지형을 설계에 최대한 활용했다. 산골짜기, 논, 낭떠러지, 해변 등의 다양한 지형은 골퍼들에게 갖가지 체험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한다. 그 가운데 제일 장관을 이루는 홀은 7번홀(파3·185야드)이다. 이 홀은 '사이프러스 포인트 16번홀에 버금가는 지구상 최고의 파3 홀'로 인정 받고 있다. 티샷을 바다를 넘겨 벼랑 끝에 자리한 그린을 향해 날려야 한다. 벼랑 좌측 200야드 밖으로는 발리섬에서 유명한 타나롯(Tanah Lot)이 우뚝 솟아 있다.
골프장은 아웃코스와 인코스가 매우 훌륭하게 균형 잡혀 있다. 몇몇 홀이 해안을 끼고 있어 링크스 풍도 느껴진다. 홀과 홀 사이는 사행천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며 방향의 변화가 많아 미묘한 정취가 넘친다. 전반적으로 싱글 핸디캡 골퍼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더한다. 4번, 5번, 15번, 16번홀 같은 몇 개의 긴 파4홀은 페어웨이가 넓어 호쾌한 티샷을 날릴 수 있다. 그린에 가까운 곳에 넓은 랜딩 에어리어가 확보돼 있어 하이 핸디캡 골퍼일지라도 쇼트 게임만 잘 되면 파세이브가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골퍼들은 한 골프장에서 몇 일간 라운드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쉬 싫증이 느껴져서다. 하지만 니르와나에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바람의 방향이 시시각각으로 갖가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한 코스 이해의 깊이에 따라 매일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골프장이 갖는 매력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