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에도 10만 촛불 모여(종합)

      2017.01.14 20:20   수정 : 2017.01.14 20:20기사원문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4일, 1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12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었다. 퇴진행동이 추산한 이날 집회 참가자는 10만명 이상이다.



본집회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이른바 '공작정치' 주범으로 거론된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와 현 정부에 뇌물을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재벌총수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범불교시국회의 공동대표인 법일스님과 함세웅 신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정연순 회장 등이 발언에 나섰다.


이날 고(故) 정원스님(속명 서용원·64) 시민사회장이 열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정원스님은 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7일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고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추도사에서 법일스님은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세상, 민주주의 실현하고자 온몸으로 정연스님은 저항했다"며 "민주주의에 힘을 보태자 소신공양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 1987년 경찰에 연행돼 고문받다 사망한 고(故) 박종철 열사 30주기와도 겹친 날이어서 박 열사를 추모하는 분위기도 강했다.

함세웅 신부는 "30년 전 국가폭력으로 숨져간 박종철군과 같은 해 숨진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 30년 뒤 오늘 광장 시민혁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며 "주권자 시민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라는 것이 박종철과 이한열의 명령"이라고 언급했다.

정연순 민변 회장은 "박종철을 죽인 공작정치를 끝장내려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나온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린 피해자 가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피해를 본 중소상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재벌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본집회에 이어 청와대와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도 진행했다.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나면서 황교안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뜻으로 '황교안'이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청사 안으로 날리기도 했다.

혼자서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모씨(27)는 "날씨가 너무 추워 나오지 않으려고 하다가 혹시 참석자가 너무 적을까 걱정이 돼서 나왔다"며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 나와서 고생하지 않도록 헌재가 빨리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84개 중대(약 1만4700명)를 배치해 질서 유지와 안전관리에 나섰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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