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몰려드는 韓 채권시장, 외국인 잔고 90조원대 회복
2017.01.24 18:48
수정 : 2017.01.24 22:22기사원문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잔고가 90조원을 다시 넘었다. 올해 들어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자금이 대거 유입된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매도세를 나타내며 90조원이 무너졌지만 연초 매수세로 반전된 것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매수잔고는 90조3000억원(23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올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자금 대거유입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장 금리가 높아져 외국인이 매수할 만한 레벨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말 1200원대까지 올랐다가 다시 1160원대로 내려와 외국인들의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환율에도 민감하게 움직인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국내 금리가 높아지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미국채 금리도 안정적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이달 외국인은 통안채를 많이 매수했고, 국고채도 일부 사들이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출범으로 재정 확대, 감세 등의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사그라들지 않아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까지 100조원을 넘었던 외국인 채권 보유잔고는 지난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매도세로 전환됐다. 외국인은 지난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12조3000억원을 팔았다. 통안채 17조1510억원어치를 매도했고, 국채는 4조9080억원 매수에 그쳤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7조5520억원을 팔았다.
■미 금리인상 여부 주목
채권시장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금리역전 현상 심화, 원화 환율 약세 등으로 자금이 유출이 이어졌다. 국채금리 10년물은 2015년 말 한국 2.07%, 미국 2.26%에서 지난해 한국 2.05%, 미국 2.48%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견조한 매수세를 보이며 90조원을 회복했다. 채권시장은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초점이 모아진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채권투자는 단기성 자금보다 해외 중앙은행 등 중장기 자금이 많이 유입돼 당분간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