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 책과 함께라면 '금상첨화'

      2017.01.25 17:00   수정 : 2017.01.25 17:00기사원문
올해 설 연휴는 주말과 대체휴일까지 합하면 최대 4일까지 쉴 수 있다. 긴 연휴, 고향으로 갈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고향 가는 기차 안에서, 고향집에 누워 책과 함께하는 명절은 어떨까.파이낸셜뉴스와 교보문고는 설 연휴기간 읽을 만한 책을 엄선했다.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무라타 사야카의 자전적 소설 '편의점 인간'.

지난해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품이다.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고 편의점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던 주인공은 한 남성을 만나면서 삶의 위기를 겪는다.
저자는 주인공의 생각과 그를 둘러싼 주변의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보통'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 풍조를 독특하고 재치있게 그렸다.

제4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풍경소리'는 대상 수상작인 구효서의 중편소설 '풍경소리'와 함께 우수상 수상작 김중혁의 '스마일', 윤고은의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등이 담겼다. '풍경소리'는 기법과 문체의 실험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높은 소설적 성취에 도달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라는 존재론적 물음을 던진 이 소설은 주인공 미와를 초점인물로 그리면서 '나'라는 1인칭 시점을 또다시 부여하는 독특한 서술기법을 선보였다.

소설 '너의 이름은'은 애니메이션 속 스토리를 글로 만나는 원작 소설과 영화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낸 스핀오프 소설로 구분돼 있다. 원작 소설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동명 애니메이션을 완성하기 3개월 전에 집필을 끝낸 작품으로 기적 같은 사랑이라는 테마 속에 또 하나의 메시지를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담았다. 또 원작 소설과 함께 출간한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Earthbound'는 주변 캐릭터의 시점으로 본 이야기를 담아냈다.

은유의 두 번째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에서 저자는 자신의 책을 '35세부터 45세를 경유하는 한 여자의 투쟁 기록'이라고 소개한다. 이처럼 저자의 이야기는 유일무이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흔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모성을 수행하는 엄마이자 존재를 이행하는 자아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삶의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소개한다. 저자는 여성을 미치게 하는 세상과 싸우기 위해 글과 시를 잡았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중년들이 겪는 고민과 경험을 고스란히 풀어낸 에세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저항, 부모 부양, 갱년기, 질병, 직장에서의 위치 등 중년들이 겪는 불안과 갈등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40대이긴 해도 아줌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년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필명으로 고등학생 때부터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해 30여년 동안 동시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소설의 첫문장'은 베테랑 교정교열자가 소설 첫 문장 242개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위대한 작가들이 고심 끝에 만들어낸 첫 문장을 만난다는 점에 큰 즐거움을 준다. 작품 전체의 상징, 사건의 암시, 그저 시작하기 위한 묘사 등이 담긴 첫 문장의 아우라는 대단하다. 더욱이 작품 전체와 떨어진 첫 문장들은 독자들에게 화두처럼 던져진다.

저자는 간혹 소설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대부분은 삶과 죽음, 사랑, 기억 등 첫 문장에 담긴 키워드, 단어, 뉘앙스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풀어낸다.




'맛의 천재'는 피자, 스파게티, 마케로니, 발사믹 식초, 카르파초, 티라미수 등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17가지 요리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역사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각각의 요리에 얽힌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학, 미술, 영화, 광고 등 각종 문화 콘텐츠를 동원한다.

요리에 관심있는 미식가라면 이탈리아 음식사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떠올릴 수 있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식문화에 관한 책 가운데 하나다.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는 고양이의 창세기부터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며 고양이에 관한 역사와 문학, 철학의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담았다.

'모두까기 인형'으로 통하며 냉철한 시선으로 사회를 꿰뚫어보는 인문학자인 저자는 낡은 인간중심주의 집사 문화를 버리고 새롭게 '고양이 중심주의'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생의 발견'은 영국 역사학의 대가가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볼 만한 질문 28개를 던진 뒤 그에 대한 답을 역사 속의 인물들에게서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죽어 있는 과거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의 지평을 넓혀줄 미래로서 역사를 중시한다. 저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도스토옙스키, 앙리 푸앵카레, 타고르, 앤드루 카네기, 밥 딜런 등 동서고금의 수많은 인물이 남긴 말을 바탕으로 인생에 있어 중요한 질문의 해답을 모색한다.


'그릿'은 똑같은 능력과 환경에서도 누군가는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또 누군가는 그저 그런 삶에 머무르는 현상을 연구해 얻은 성과를 토대로 집필한 자기계발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열정적 끈기를 의미하는 '그릿'은 역경과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견디는 마음의 힘을 통칭하는 단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패와 역경, 슬럼프를 극복하고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성공의 결정적 요인을 소개하고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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