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학버스 난폭운전 증가.. 부모는 가슴 철렁

      2017.01.25 17:32   수정 : 2017.01.25 17:32기사원문
#.회사원 강모씨(32.여)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서 효창공원역 사거리를 지나던 길에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마주 오던 노란색 승합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 강씨가 운전하던 방향의 우측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로 가로질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해당 도로는 왕복 4차선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중앙선을 침범한 승합차량은 사설 학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통학버스였다. 멀지 않은 거리에 U턴이 가능한 구역이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운전한 해당 버스 때문에 강씨를 비롯한 주변 운전자들까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 2013년 3월 충북 청주시 산남동에서 당시 3세였던 김세림양이 평소 타고 다니던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치여 숨졌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13세 미만 어린이가 탑승하는 통학버스 안전기준을 강화해 '세림이 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2015년 1월 '세림이 법' 시행 이후에도 어린이 통학버스의 교통법규 위반 뿐만 아니라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림이법' 시행 이후에도...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617건이었던 교통법규 위반 어린이통학버스가 2015년 2329건, 지난해 6월 기준 1만3256건으로 껑충 뛰었다. 이같이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마구 운행하는 어린이 통학버스 때문에 자녀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맞벌이 주부 김모씨(34)는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가 너무 자주 바뀌는데다 80세 이상 운전자도 있어 불안하다"며 "학원측은 누가 됐든 운전기사만 채용하면 되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와 엄마들의 몫"이라고 불안감을 털어놨다. 주부 양모씨(36)도 "영어학원 같은 곳에 보낼 때 어린이 통학버스를 태우는데 가끔 도로 위에서 난폭운전하는 통학버스가 보일 때면 아이가 떠오른다"며 직접 매일 통원시킬 수가 없어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집계한 어린이 통학버스 교통사고도 2013년 220건에서 2014년 248건, 2015년 288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또 지난해 7월 기준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는 167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사고보다 큰 문제는 어린이 통학버스가 어린이를 치는 사고"라며 "지난해 7월 기준 이같은 사고가 총 33건 발생해 어린이 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오는 29일부터 학원 또는 체육시설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에 보호자를 의무적으로 동승하도록 하는 '세림이법'이 모든 어린이통학버스에 적용된다.
15인승 이하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영세 학원.체육시설에 적용된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것이다. 경찰도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 경찰, 철저단속.홍보활동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이 특히 위험한 시기인 3~4월께 어린이통학버스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며 "안전띠 착용여부를 비롯해 차량에서 아이들이 내릴 때 보호자가 탑승했는지, 안전 하차 여부를 확인하고 출발하는지 등을 단속하고 학교 근처에서 홍보활동도 벌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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