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부실 구조조정에 선박 60%가 새주인 못찾아

      2017.01.31 19:04   수정 : 2017.01.31 19:04기사원문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한 대형 국적 선사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선박들이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국제 미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정부가 한진해운 구조조정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데 대한 부작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컨테이너 선박 일부가 새 주인을 찾아갔지만 아직 절반 이상이 운항되지 못한 채 발이 묶여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Drewry)는 1월 31일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선복량의 많은 부분이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며 "3분의 2 이상이 계선(선박을 묶어두고 운항하지 않는 것)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 간 이후 전세계 컨테이너 계선량은 90만TEU에서 170만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절반 가까이 급증했다.
한진해운 선박 98척(61만TEU)이 일시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이후 선박들이 재용선되거나 팔리면서 계선량은 점차 줄어들었다. 98척 중 4척(1만5000TEU)이 폐선됐고 31척은 새 주인을 찾아 컨테이너를 싣고 다시 서비스에 나섰다.

드류리는 한진해운이 직접 소유했던 선박 중 새 소유주를 찾아 운항 중인 선박은 4275TEU급 한진 더반호 단 한척이라고 언급했다. 이 선박은 고려해운에 매각 돼 KMTC 첸나이호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 사선(보유선박) 37척, 용선(빌린선박) 61척을 운용하고 있었다.

드류리는 "다나오스, 시스팬 같은 용선업체들이 나머지 30척에 대한 대체 임대선사를 찾았다"며 "한진해운이 냈던 일일 용선료 보다 적은 돈을 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세계 1위 선사 머스크 라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회사는 한진해운 컨테이너 선박 11척(7만7000TEU)을 용선했다. 이들 11척에는 1만3000TEU급 한진 아프리카, 한진 하모니호도 포함돼있다. 이들 선박은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선박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지금은 머스크 에메랄드, 머스크 엔세나다호로 선박명이 바뀌었으며 2M 얼라이언스 아주노선에 배치돼 운항 중이다.

이들 선박을 제외한 63척(46만TEU)은 여전히 계선 중이지만 이 중 몇 척은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는 것.

드류리는 "고려해운이 4275TEU급 4척, SM상선이 6655TEU급 5척을 구입했다"며 "인트라 아시아 영업확장을 위해 선박을 더 구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시황이 워낙 좋지 않아 남아있는 선박들이 운항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그나마 인트라 아시아 시장 운임이 괜찮은 편이어서 4000~6000TEU급 선박들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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