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저축보다 부채 더 늘어 금리 인하땐 금융불안 우려"
2017.02.01 17:42
수정 : 2017.02.01 22:13기사원문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처음으로 금통위원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불안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부채 증가로만 이어지고 소득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할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중앙은행이 부족한 저축여력을 근거로 통화정책의 한계론을 또 한 번 언급해 주목된다.
이 위원은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15분간 가진 강연에서 "실물 혹은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전달경로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수립하면 궁극적으로 위기에 이를 수 있다"며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는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불어난 금융부채는 소득 불균형과 더불어 우리 소비를 위축하는 요인이다. 금융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이것이 부의 효과를 통해 다시 소비진작, 소득증대로 연결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웃돌고 있어 금융불안 우려가 상당히 큰 편이다. 더욱이 우리 사회의 고령화 정도를 놓고 보면 앞으로 저축은 꾸준히 늘어나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생각이다.
이 위원은 "앞으로 한 50년을 내다볼 때 저축이 많이 누적돼 있으면 정상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는데, 사람들 생각에 저축이 충분히 돼있지 않으면 저축을 하려고 노력할 것 아닌가"라며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저축을 늘리려고 할 때는 통화정책을 역으로 해도(완화해도) 그(소비진작) 효과가 잘 안 나타난다"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