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은행이 사라진다?
2017.02.01 17:59
수정 : 2017.02.01 20:22기사원문
암호보안업체 와이즈키의 카를로스 모레이라가 말한 "신원정보는 당신의 것일지 몰라도 당신이 세상과 소통하며 만들어진 데이터는 다른 누군가의 것"이란 말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기존의 패러다임과 질서 자체를 바꾸는 제2의 산업혁명에 비견할 만하다. 세계경제포럼은 전세계 은행 가운데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2025년에는 전세계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리라고 전망한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래 신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선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비자카드 역시 블록체인 실무그룹을 발족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밖에 다른 은행과 증권사들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공동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의 금융시스템은 불합리한 모순과 부조화로 가득 차 있으며 산업화 시대에 고안된 규칙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주의 송금에 관한 법률은 남북전쟁 시대 이후로 크게 바뀐 게 없다. 당시 돈을 운반하는 주된 수단은 말과 마차였다. 오늘날 인터넷 뱅킹으로 현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말과 마차가 다니던 시절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낡은 금융 시스템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꿔 나갈 혁명적 기술인 블록체인은 우리의 미래를 확연히 바꿀 것이다.
블록체인은 유례없이 단순하고 혁명적인 프로토콜로 변경 불가능한 '공개 원장'에 가치를 기록해 익명성과 보안성이 보장된 거래를 구현한다. 비트코인은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레다. 하지만 블록체인 저변에 깔린 틀은 단순한 전자화폐의 기능을 뛰어넘는다. 블록체인이 지닌 강력한 익명성과 보안성, 분산성은 출생 및 사망 증명서 발급에서부터 보험금 청구와 투표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가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안전하게 기록할 수 있다. 비트코인에 사용하는 블록체인은 '분산'되어 전세계에 퍼진 개인용 컴퓨터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해킹에 노출된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우리가 심심치 않게 뉴스로 접하는 서버 해킹을 통한 개인 정보 유출사건 등은 근본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구조다. 블록체인은 강력한 암호로 보호되고 있어 보안이 더욱 완벽하다. 이러한 보안성과 분산성 덕분에 우리는 이 디지털 원장에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다. 출생증명서, 사망증명서, 혼인증명서, 등기부 등본, 졸업 증서, 금융계좌, 의료 절차, 식품 원산지 표시 등 코드화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월드 와이드 웹'을 닮은 '월드 와이드 원장'이자 또다른 복식부기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비단 경제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 원천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접근 가능하며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권혁순 KB금융지주 핀테크허브 센터장은 "오늘날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개념 뿐 아니라 블록체인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소개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