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전국 확산 조짐.. 위기경보 최고단계 격상

      2017.02.09 17:25   수정 : 2017.02.09 22:13기사원문
구제역이 전국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위기단계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 피해가 발생했던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전국 소.돼지 등 우제류 가축시장이 18일까지 폐쇄되며 가축 이동도 금지된다.



올 들어 벌써 4번째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가운데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앞선 충북 보은·전북 정읍지역의 바이러스와 다른 유형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가 방역조치에도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방역 '총력전'을 선언한 셈이다.

이에 전국 소.돼지 가축시장이 18일까지 일시 폐쇄된다. 이 기간 농장 간 가축 이동도 할 수 없다. 또 경기도 내 소.돼지 등의 타 시.도 반출도 오는 15일 자정까지 일주일 간 금지하기로 했다. 거점 소독 장소도 전국 주요 도로로 확대된다.

이날 충북 보은군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간이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정밀조사를 거쳐 구제역으로 확진될 경우 전국에서 4번째 발병사례로 등록된다.

이번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가는 지난 5일 구제역이 첫 발생한 보은군 젖소농장과 1.3㎞ 떨어진 곳이다. 차단 방역 대상인 반경 500m 범위를 뛰어넘은 만큼 구제역이 벌써 퍼질대로 퍼졌다는 우려가 높다.

설상가상으로 당국의 방역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전날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보은과 정읍의 'O형'과 다른 'A형'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비슷한 시기에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당국은 전체 접종 대상 소 283만마리 중 193만마리는 'O형' 백신을, 나머지 90만마리는 'O+A형'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다. 'O+A'형 백신은 O형과 A형, 두 유형 모두에 항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비축한 'O+A형' 백신 물량이 부족해 90만마리에 대해선 접종을 일시 보류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O+A'형 백신은 190만마리분 정도로, 전체 접종 대상 소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O+A형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A형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형 구제역 발생에 따라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 접종은 A형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 보류하고 O형 백신부터 접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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