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도입 5년' "석유값 인하 유도" vs. "정부 추가비용 발생"
2017.02.22 19:10
수정 : 2017.02.22 19:10기사원문
도입 5년을 맞은 알뜰주유소에 대한 평가와 국내시장의 경쟁체제 강화 주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알뜰주유소로 인해 석유제품 가격이 대체적으로 인하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 개입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과점 형태의 국내시장 유통구조를 개편해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업체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석유가격 인하 vs. 추가비용 발생
22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알뜰주유소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의 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2년 전국 844개로 6.6%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알뜰주유소가 지난해엔 1168개로 증가하며 점유율도 9.4%까지 높였다.
이처럼 알뜰주유소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인하됐다고 추정하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면서 사회적 후생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열린 알뜰주유소 평가와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알뜰주유소의 도입된 지난 2012년과 비교해 지난해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이 70원 가량 떨어졌고, 알뜰주유소의 판매가의 경우 일반주유소보다 30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알뜰주유소 도입해 L당 100원 이상의 인하효과를 달성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다는 주장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정준환 박사도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총 6조3804억원의 소비자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도매시장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휘발유의 경우 25~48원, 경유는 4~23원의 도매부문에서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 정 박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알뜰 주유소의 가격 인하로 소비자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사회 전체의 후생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정부가 추진한 정책으로 인해 비용 발생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생산.유통 분리 vs. 치열한 경쟁중
알뜰주유소 정책의 개선을 통해 국내 석유제품 유통시장에 대한 개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과점 형태인 국내 석유제품 유통시장을 완전경쟁 시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선 생산과 유통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석유제품 가격인하 효과에 초점을 두고 알뜰주유소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준환 박사는 "석유시장 유통구조가 완전경쟁이 아니었다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경쟁 촉진과 투명성 유지를 위해서 정유사와 유통채널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에 따른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형태가 과점일뿐 유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생산과 유통을 분리하는 방안의 경우 또 다른 대형 유통전문회사가 탄생해 가격결정력을 갖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격인하 중심의 정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후생을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방향의 정책을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