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다리부종, 하지정맥류로 악화? … 저염식·다리스트레칭 도움

      2017.02.28 15:19   수정 : 2017.02.28 15:19기사원문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여성 중 봄을 앞두고 신상 스커트를 살까 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적잖다. 종아리 위로 툭 튀어나온 푸른 혈관이 비치는 정맥류는 노출을 꺼리게 만드는 주범이다.

하지정맥류는 피부 속 가느다란 정맥에 이상이 생겨 다양한 크기로 커지는 질환이다.

처음엔 다리가 쉽게 피곤하고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 방치하기 쉽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특히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깨기도 한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환자에 따라 겉으로 보면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처럼 나타나기도 하고, 좀 더 악화된 경우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뭉쳐 보인다"며 "만지면 부드럽지만 어떤 곳은 아픈 부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도 하고 심지어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며 "유전성이 있어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정맥류가 있으면 본인에게 생길 확률은 30~40%"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하지정맥류 환자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31.7~32.7%, 여성은 67.3~68.3%의 비율로 여성 발병률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혈관 약화, 임신·출산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이 여성을 질환에 쉽게 노출되게 만든다.

특히 오래 서 있는 여성의 경우 하지정맥류를 '직업병'으로 여기고 포기하는 경우도 적잖다. 심 병원장은 "교사, 간호사, 호텔리어 등 서비스직 종사자 등 오래 서 있거나 무리하게 걷는 일상이 반복되면 하지정맥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편"이라며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 다리에 만성적인 부종이 생기고, 심한 경우 하지정맥류까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초기에 부종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일종의 생활습관병으로 볼 수도 있어 먹고, 마시고, 활동하는 것을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리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게 기본이나, 매일 마사지를 하거나 받기란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다.이 경우 잠들기 전 벽에 다리를 올리고 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심영기 병원장은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혈액이 중력의 역방향으로 되돌아가면서 부종이 빠지고 순환이 개선된다"며 "누운 자세에서 베개 정도의 높이로 다리를 올리고 발목 부분을 가장 높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리가 자주 무거운 사람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꾸준히 착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혈관이 튀어나오기 시작할 때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으면 증세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단 혈관이 3㎜이상 튀어나왔다면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하지정맥류 여부를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다리가 붓는다면 너무 짜게 먹는 것은 아닌지 식단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심 병원장은 "부종은 세포 속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나오면서 형성되는데, 나트륨을 많이 섭취할수록 세포외액에 나트륨양이 늘어나면서 세포 속 수분이 쉽게 빠져나와 부종이 자주 나타나게 된다"며 "저염식으로 식습관을 개선하고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먹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칼륨이 풍부한 대표식품으로는 바나나, 자몽, 감자, 토마토, 율무차, 코코넛워터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자가관리에 그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환자 개인의 증상과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하게 된다. 튀어나온 혈관의 직경이 1~2㎜ 이하인 초기에는 간단한 혈관경화제 주사로 혈관을 굳혀 몸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대부분 판막에 문제가 없어 미용 목적으로 치료하는 경우다.

혈관 직경이 3~4㎜ 이상으로 튀어나왔다면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레이저 광선으로 혈관내피에 손상을 입혀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혈액 역류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심 병원장은 "다리에는 약 60여 개 이상의 관통정맥 판막이 있다"며 "정확한 혈류초음파, 도플러 진단을 기본으로 문제가 있는 정맥을 찾아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영기 병원장은 현재 많은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는 하지정맥류 치료법인 '혈관경화요법'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독일과 프랑스를 넘나들며 유럽의 선진 정맥류 치료법을 습득했으며,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정맥류 치료를 시작했다.
2001년에는 대한정맥학회를 창립을 주도하며 하지정맥류 등 정맥질환 치료를 대중화시키는 데 앞장서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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