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특검연장 불발' 책임공방…연장법 처리는 여전히 난망

      2017.03.01 15:41   수정 : 2017.03.01 15:41기사원문

야권이 특검 연장법안 처리를 위한 공조를 약속하고서도 연장 불발을 둘러싼 상호간 책임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선(先)총리-후(後)탄핵'을 주장했던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책임을 물며 사과를 거듭 요구했으며 민주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로 특검 연장법안의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조차 '네 탓 신경전'을 벌이면서 되레 야권 공조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지적이다.



■국민 "사과하라" 민주 "궤변 말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1일 "새 총리가 최순실·우병우 사단을 청산한 뒤 검찰수사·국정조사·특검을 했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이 마련됐을 것"이라며 '선총리-후탄핵'을 반대한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4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에서 이들을 공개 비난한 데 이어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이번 특검 연장 불발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일찌감치 교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보고 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를 겨냥, "만약 대통령이 돼서도 엉터리 판단을 하고 문제가 되면 딱 잡아떼고 변명할 것이냐"면서 "과거를 편한 대로 기억하고 왜곡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민주당도 즉각 맞받아쳤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광장의 민심에 따라 탄핵에 집중한 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광장에서 촛불을 든 1000만 국민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왜 국민이 박 대표의 궤변에 사과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 역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서울 통일로 임시정부기념관 건립현장에서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묻자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자"고 역설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특검수사 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이는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의 조직적 저항 때문"이라며 자신을 향한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당간 책임공방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야권 공조를 다잡아도 특검 연장법안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전투에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한 관계자는 "정 국회의장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다 지난 얘기로 서로 칼을 겨누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냐"고 싸잡아 비판했다.

■野 압박에도 꼼짝않는 丁의장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지만 정 의장을 향한 압박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정은 대통령 직무정지로 공백이고 권한대행이 월권을 행사해 삼권분립과 법치 근간을 훼손하는 지금이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정 의장의 명예로운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특검이) 밝혀내야 할 미완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공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길에 정 의장이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거듭된 압박에도 정 의장 측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정 의장은 전날 야 4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직권상정을 해도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의장 측은 특검 연장법안이 직권상정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법사위 개회가 가능하다는 점 △소급 적용 시 위헌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 △황교안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도 우려하고 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이날 "순리대로 해야 한다는 원칙은 그대로"라며 2일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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