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이사장 "봉사·문화교류로 우리나라 위상 높인다는 자부심 크지요"
2017.03.01 17:51
수정 : 2017.03.01 17:51기사원문
취임 8개월을 맞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시형 이사장의 재단 소개다.
KF는 문화교류와 국제인맥 구축, 한국학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외교부 산하기관이다. 국제포럼 개최 등 외교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재단 특성상 공헌사업도 소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국가 사업인 공적개발원조(ODA)나 기부와 다르게 우리 재단의 사회공헌은 공공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위상을 제고하면서 그 나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외교활동을 펼치는 것이죠. 지역별로 세워진 국제 교류기관끼리 머리를 맞대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캠프를 매년 개최한다든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눔펀드를 모아 다문화도서관, 지역 소외계층을 지원합니다."
특히 2005년부터 운영돼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국제교류자원봉사망' 사업은 우리 국민과 주한 외국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각각 한국문화교실, 세계문화교실을 열어 상호 이해를 높이는 방식이다. 수요·공급이 맞는 '윈윈' 아이템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 이사장은 "우리 사업 중에는 템플스테이, 한국 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탐방 등이 호응을 크게 얻었다"고 소개했다.
KF는 해외 취약계층에 대한 봉사도 겸하고 있다. "베트남 최초로 한국식 벽화마을을 조성했는데 관광객이 몰려서 마을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었습니다. 현지 언론에도 몇 번이나 소개됐어요. 기존 ODA와는 다른 접근법이라고요. 또한 수년 전부터 포스코와 함께 봉사단을 필리핀에 파견하는 등 의식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KF는 국민 세금인 기금으로 운용된다. 2017년도 예산이 500억원을 넘는 '거인 재단'이다. 이는 작년 370억~380억원에서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단일기관 예산이 30%대로 증가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 이사장은 "공공외교가 그만큼 덩치가 커졌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중 이 이사장이 가장 공들이는 사업은 한국 전문가들을 젊은 세대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이다.
"기존 지원프로그램에서 벗어나 2015년부터는 해외의 젊은 석학, 공무원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더 높여야겠다고 생각했죠. 학계에 있는 차세대 조교수, 의회 보좌관, 해외 싱크탱크에서 일하는 젊은 연구원, 국무부.국방부 공무원 등 다양한 인물을 한국으로 초청해 현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작년만 15~20명으로 구성된 대표단 7팀이 왔어요. 목표는 명확해요. 동북아 정세를 분석할 때 일본의 시각이 위주가 되지 않도록 시각을 바로잡는 겁니다."
KF는 또 세계 유수대학 대학원생과 방한연구 펠로십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도 KF 방한연구 펠로십 지원을 받아 한국어 공부를 이어나간 사례다.
"KF는 각국 싱크탱크에 한국관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인사들을 지원합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대표 사례인데, 팩트를 기반으로 정확한 시각을 미 의회와 행정부에 전달해주지 않습니까. 제2, 제3의 빅터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F에서 수행하는 가장 큰 사업인 한국학도 순항 중이다.
외국 대학에 한국 역사를 담은 강좌를 개설하고 교수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어(학) 강좌는 지난해 말 기준 99개국 1292개 대학으로, 2014년 96개국 1143개에서 강좌 수가 13% 늘어났다. "일본, 중국과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중입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