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네를 아십니까

      2017.03.06 18:03   수정 : 2017.03.06 18:03기사원문


한낮, 공연을 즐기기에 좋은 시간이다. 공연은 밤에만 열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대형 공연장들이 수준 높은 '마티네' 공연을 진행 중이다. '마티네'는 연극.오페라.음악회 등의 낮 공연을 가리키는 용어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주부 또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공연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으로, 공연의 질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낮춰 인기가 높다.

실제로 공연계 '큰 손'에는 40~50대 남.녀 비율이 높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조사를 보면, 1년 동안 평균 8~9회의 공연을 즐기며 건당 30만원 이상을 쓰는 공연계 '큰 손'은 30대 초반 여성(8.1%), 50대 남성(8%), 40대 초반 여성(7.8%), 50대 여성(7.5%), 20대 후반 여성(6.9%) 순이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예술의전당의 '11시 콘서트'와 '토요 콘서트'는 한낮 공연의 대표격이다. 매주 둘째주 목요일에 여는 '11시 콘서트'와 토요일 11시 열리는 '토요 콘서트'는 예술의전당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올해 '11시 콘서트'의 해설은 인기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토요 콘서트'는 전주시향 상임지휘자인 최희준이 맡았다. 가격도 2만~2만5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없어 오전 시간을 음악과 함께 여유롭게 즐기기를 원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종문화회관은 2013년부터 '오페라 마티네'를 선보이고 있다. 오페라를 처음 접하거나 다소 어렵게 느끼는 관객들을 위해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주요 오페라의 유명 아리아를 선보인다. 이건용 예술총감독이 해설자로 올해 3월 '마탄의 사수', 4월 '피가로의 결혼', 5월 '카르멘', 6월 '라 트라비아타' 순으로 진행된다.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올해로 벌써 12년째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 열리는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여러 작품을 선보이는 다른 공연장과는 달리 한해 동안 한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깊게 들여다본다. 지난해 슈만에 이어 올해는 브람스 작품을 중심으로 '영원한 사랑에 대하여'를 주제로 정했다. 친숙한 선율부터 낯선 음색까지 다양한 브람스의 작품을 다루며 브람스의 음악과 삶을 가까이 들여다본다. 배우 김석훈의 해설과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 콤비가 3년째 이끌고 있다.



지난해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도 이달부터 마티네 콘서트 '온 에어 콘서트'를 시작하고 '한낮 공연' 경쟁에 뛰어들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본 공연에서 직접 소개하고 연주해 커피, 샌드위치와 함께 관객이 라디오를 듣는 기분으로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최영선이 지휘하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대중적으로 친숙한 배우 이아현이 해설을 맡았다.

지난 2009년부터 '정오의 음악회'를 진행중인 국립극장 산하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달부터 새로운 해설자와 함께 프로그램을 새롭게 단장했다. 9년째 사랑받고 있는 '정오의 음악회'는 누적 관객수 5만4157명을 기록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 상설 공연이다.

새로운 해설자로 3~4월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임재원 예술감독, 5월과 6월에는 KBS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진양혜씨가 선정됐다.
대금 연주자 및 지휘자로 활동한 임 감독은 개량 대금을 개발.보급할 정도로 국악기에 대한 조예가 깊다.

출연진도 한층 대중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원로부터 젊은 명인까지 국악계 스타가 무대를 채웠다면, 올 상반기에는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등 대중스타는 물론 유태평양·김나니 등 국악계 신예, 송희선.이현경 등 국립국악관현악단 솔리스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총출동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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