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간 윤종규..'디지털 뱅크' 발걸음 빨라진다
2017.03.07 17:19
수정 : 2017.03.07 17:19기사원문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디지털뱅크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다.
7일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5일 지주 및 은행, 증권, 카드 등 계열사 임원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는 주말 까지 일주일간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와 동부 뉴욕을 오가며 구글,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적인 IT기업들을 만나고, LG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도 방문한다.
미국 현지에서 핀테크 트렌드 변화를 살피고, 디지털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임원들이 미국을 방문한데 이어 몇 개월 만에 윤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현지 핀테크 기업과의 업무 제휴나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장님이 최근 동남아시아 방문 중에 신흥국 금융결제 시스템 등을 보면서, 4차산업혁명에서 금융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에 놀랐다"며 "현지 업체와의 제휴나 협력은 계획된 것이 없다. 단지 세계적인 IT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시스템을 운용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계열사 임원들과 함께 LG 실리콘밸리연구소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KB금융 통합 멤버십인 '리브메이트(Liiv Mate)'와 관련한 협력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LG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는 현재 모바일 플랫폼 운영체제인 웹(web)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초부터 LG유플러스와 함께 '리브메이트'를 개발하고 업무 제휴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 기업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해외송금 서비스, 인공지능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상품, 개인간거래(P2P) 결제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윤 회장은 올해를 디지털화의 원년으로 삼고, 4차산업혁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올해부터 리브메이트의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며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는 KB금융이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만큼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이 지난해부터 점포수를 빠르게 줄이고, 모바일 플랫폼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와 영업점들 간에 마찰이 일어날 정도로 디지털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