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 vs.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구글 ‘AI 비서’ 맞대결

      2017.03.19 17:17   수정 : 2017.03.19 17:17기사원문
삼성전자의 갤럭시S8 공개가 임박하면서 스마트폰용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와 구글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라는 강점을 활용해 갤럭시S8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고사양 스마트폰에 AI개인비서 '빅스비'를 탑재할 것이라는 예측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위상을 활용해 '어시스턴트' 장착 비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HW)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SW) 주도권을 가진 구글이 AI비서 시장에서 격돌하는 셈이다.



■삼성 '빅스비', 스마트폰 모든 기능 제어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의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모바일 개인정보보호 정책용 보충문서'라는 공지가 올라왔는데 여기에 '빅스비의 음성명령'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현재는 '빅스비'라는 단어는 지워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자체 AI비서 이름이 '빅스비(Bixby)'일 것이라는 전망은 몇 개월 전부터 제기됐지만 삼성 측의 공식문서에 해당 단어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문서에 따르면 빅스비는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으로 제어할 수 있는 모든 기능에 대한 명령을 수행한다. 음성인식 기능은 삼성전자의 기존 음성명령 서비스인 S보이스를 활용한다. 즉 S보이스(음성)와 빅스비(인공지능)의 연동으로 음성기반 AI비서 서비스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인 픽셀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스마트폰 AI비서 시장의 경쟁 포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또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G6에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그러나 G6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로 이용가능한 기능은 일정, 웹검색을 통한 정보확인 등 몇 가지 기능으로 제한돼 있다. 제조사와 AI 개발사가 다르기 때문에 세세한 지원 등에 대해 양측의 기술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AI비서 기본탑재 예정

구글은 최근 공지를 통해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독일 등 영어 및 독일어권에서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OS를 안드로이드6.0(마시멜로), 안드로이드7.0(누가)으로 업데이트하면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의 어시스턴트 생태계 확장 전략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AI는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더 똑똑해진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영화예매, 배달 등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참여해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이용자가 많아지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갤럭시 기반 '빅스비' vs.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 어시스턴트'

스마트폰용 AI비서 시장 선점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W를 기반으로 하는 삼성과 SW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 중 누가 주도권을 쥐게 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말 기준 24.6%로 1위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지난해 4.4분기 기준 81.7%다. 수치로만 보면 구글이 유리한 국면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빅스비'의 모든 기능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AI비서 서비스는 HW와 SW의 완벽한 연동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라 SW 강자가 시장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AI비서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위해 검색, 여행, 배달,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생태계를 확보하는 쪽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크호스 아마존, 스마트폰으로 영역 확장

삼성전자와 구글의 스마트폰용 AI비서 경쟁이 본격 점화된 가운데, 세계 AI 비서 시장의 최강자 '알렉사'를 앞세운 아마존도 스마트폰 시장으로 영역확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아이폰용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앱)에 알렉사 기능을 추가했다.

아마존은 AI 스피커인 에코를 통해 음성 기반 AI비서 알렉사를 이미 미국 가정에 대중화시켜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해 본격 영역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미국의 에코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폰 이용자들의 쇼핑이 타깃이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아마존 앱에서 마이크 아이콘을 선택해 음성으로 아마존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구매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결제까지 하지는 못한다. 알렉사는 화웨이가 미국에서 출시한 메이트9 스마트폰에서도 곧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폰에서 AI비서 경쟁을 시작하고, 아마존이 스마트폰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스마트폰을 둘러싼 AI비서 시장을 놓고 글로벌 공룡들의 격돌에서 누가 승리하게 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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