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도 안되는 데 전매제한 완화? 크라우드펀딩 ‘뜬구름’ 잡는 대책
2017.03.19 17:17
수정 : 2017.03.20 09:54기사원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플랫폼들이 막다른 길에 몰린 것은 금융당국의 보여주기식 탁상행정과 규제 때문이다.
■업계 현실 모르는 대책
19일 크라우드펀딩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선을 주 내용으로 한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 주식을 스타트업 전용 거래 플랫폼인 KRX스타트업마켓(KSM)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 발행 후 1년간 전매제한 규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발행한 증권은 원칙적으로 1년간 전매를 제한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는 전혀 현실을 모르는 대책이라는 분위기다. KSM은 지난해 11월 개설됐고 현재 42개 중소.창업기업이 등록됐지만 현재까지 거래가 체결된 곳은 단 한 곳 뿐이다. 거래량은 4주, 거래대금은 108만원에 그친다. 실질적으로 개점 휴업 상태로 전매 제한을 완화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상태다.
K-크라우드펀드 위탁운용사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크라우드펀드는 펀딩 단계의 투자는 물론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크라우드 펀딩 참여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 인수 등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투자금 회수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플레이어 퇴출, 상위 2∼3개만 생존 우려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의 퇴출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의 비용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은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올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 총 발행금액(펀딩 성공금액)은 38억3889만원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상위 1~2위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올해 '와디즈'의 펀딩 성공 금액은 총 26억448만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오픈트레이드(5억5384만원)가 잇고 있는 상황. 이 두 업체의 비중은 82.27%에 이른다.
올해 전업 플랫폼 중에선 인크, 오마이컴퍼니, 펀딩포유, 와이크라우드펀딩 등이 각 1건씩 성공했으며,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은 올해 1건씩 펀딩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 업체 한 대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시키려면 금융당국과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 기관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금융당국이 투자광고 규제 완화 등 업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크라우드펀딩 투자광고 및 홍보는 자체 홈페이지에서만 할 수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홈페이지 링크 등 제한적인 내용만 기재할 수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