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 대세론 입증한 文 넘어설 수 있나

      2017.03.27 20:14   수정 : 2017.03.27 20:14기사원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는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호남 경선에서의 압승으로 '제2의 안풍(安風)'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5~26일 치러진 국민의당 1·2차 경선에서 64.6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본선행에 성큼 다가섰다.

이변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여겨진 호남 경선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남은 경선에서도 독주 체제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예상 밖의 흥행까지 거두면서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안 전 대표의 존재감을 분명히 세웠다는 것이다.

물론 문 전 대표 역시 호남 경선에서 60%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대세론을 굳건히 했다는 점은 악재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호남권역 순회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60.2%로 압승을 거뒀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밀어주는' 호남의 투표 성향상 대세가 확인된 문 전 대표에 표를 몰아줄 수도 있는 탓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에서 자신감을 보여온 만큼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며 기울어진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28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에서의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세가 약한 지역인 만큼 당 선관위는 1만명 참여를 목표로 세웠다. 경선 초반부터 안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승기를 잡은 만큼 참여 열기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호남에서의 흥행이 국민의당 지지층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안철수'를 결집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여전한 중도·보수층의 참여도 예상된다.

안풍이 가시화되면 향후 비문 연대의 주요한 방향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강론을 앞세워온 안 전 대표로서는 우선 독자노선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강 대결구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문 연대에 단순히 참여하기보단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는 게 안 전 대표의 일관된 주장이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정책을 통해 미래를 놓고 승부를 겨룰 것"이라며 "박근혜 추종세력 및 실패한 세력과 합종연횡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떠나는 것이다. 분명코 없을 것"이라고 안 전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는 조만간 비문진영 간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온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만난다.
이 자리에서 비문 연대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전 대표가 이번 경선에서 당선 기대감을 높이면서 사실상 비문 연대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말하자면 선봉장군이 된 것"이라며 "경선 압승으로 본선 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까지 확보한 만큼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향후 대선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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