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2017.04.09 17:28
수정 : 2017.04.09 17:28기사원문
미국산 소고기는 2001년 수입자유화 이후 수입시장 점유율 70%를 웃돌고 있었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중단됐고 그 자리를 호주산 소고기가 대체하게 됐다. 이후 미국 정부는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수입재개를 요구해왔고 한·미 양국은 2006년부터 수차례 협상을 벌여 2008년 4월, 30개월 미만 소에 대해 수입재개를 확정했다.
이때부터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면 광우병이 창궐한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연일 촛불시위가 벌어졌다. 중.고등학생과 유모차를 앞세운 시위대까지 등장했다. MBC PD수첩 '광우병'편은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어느 영화배우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넣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로부터 9년이 흘렀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광우병 발생 사례가 없다.
미국산 소고기가 갈수록 인기를 모으면서 수입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했다. 올 1~2월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49%로 호주산(41%)을 멀찍이 따돌렸다.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15만6000t으로 전년보다 46%나 늘었다. 한우에 비해 값이 크게 싼 데다 품질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유명음식점의 스테이크 요리에는 미국산 소고기가 주로 쓰인다. 반면 지난해 한우 자급률은 38%로 40%선이 무너졌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산 소고기는 안전하다'는 응답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광우병처럼 시중에 유포된 괴담 중 사실로 판명된 것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너무나 쉽게 괴담에 휘둘리는 게 문제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