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민지, 투어 데뷔 열흘만에 감격의 우승..연장전서 안시현과 박결 눌러

      2017.04.16 18:17   수정 : 2017.04.16 18:17기사원문
'대형 루키'가 나타났다.

투어 데뷔 열흘만에 정상에 우뚝 선 박민지(19·NH투자증권)다. 박민지는 16일 경기도 용인 88CC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9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대선배인 안시현(33·골든블루), 박결(21·삼일제약)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5)에서 치른 연장 3차전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지난 6일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데뷔한 박민지는 2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한 박민지는 상금랭킹 1위(1억8354만원)는 물론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선두를 질주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박민지는 지난해 세계 여자 아마추어 팀 챔피언십 단체전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작년 시드전을 거쳐 투어에 입성에 성공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박민지의 우승 방정식은 장타와 두둑한 배짱이었다. 특히 장타는 탄탄한 근력에서 비롯되었다.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웨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어머니의 덕이었다. 신장 159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장하나(25·비씨카드)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10야드 이상 더 나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박민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김옥화씨의 딸로서 승부욕만큼은 '모전여전'인 셈이다. 물론 안방이나 다름없는 대회 코스 덕도 봤다. 박민지는 88 골프장 유망주 지원 프로그램인 '88 꿈나무'에 뽑혀 작년까지 이 골프장에서 훈련했다.

승부의 원동력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잡은 3m 가량의 천금같은 버디였다. 이 버디로 박민지는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8번홀에서 치른 연장 1차전에서 박민지는 안시현과 함께 버디를 잡아냈고 박결은 파에 그쳐 탈락했다. 연장 2차전에서는 2.5m 가량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해 승부를 연장 3차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3차전에서 안시현의 6m 버디 퍼트가 홀 앞에 멈춰 파에 그치자 박민지는 오르막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민지는 "지금까지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힘든 시간이 많을텐데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 3년차인 박결은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6타를 치면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데뷔 이후 네 번째 준우승이다. 올해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시드를 잃는 고참 윤슬아(31·파인테크닉스)가 4언더파 68타를 쳐 4위(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국가대표 아마추어 이소미(18)도 5타를 줄여 공동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2주 연속 국내 대회에 출전한 장하나는 1타를 줄여 6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장하나는 다음 주 미국으로 돌아가 LPGA투어에 전념한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작년 신인왕 이정은(21·토니모리)은 7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에 입상해 2개 대회 연속 '톱10'에 만족해야 했다.
지한솔(21·호반건설)도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공동 8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에 입상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