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최다 질병은 '허리통증'…바르게 서서 일하면 척추 건강에 좋아
2017.04.25 17:00
수정 : 2017.04.25 17:00기사원문
최근 허리통증 개선과 업무능률을 높여준다는 '스탠딩 워크(Standing Work)'를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무시간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은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에 비해 347시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서울 방배동 강남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헌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앉아서 근무를 보는 것은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며 "특히 앉아 있으면서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목을 앞으로 빼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잘못된 자세를 취할 위험이 많다"고 설명했다.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 등 무리
허리는 우리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장시간 앉아 있게 되면 척추와 경추를 긴장시키게 되면서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특히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은 경추와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한 자세를 취하면 척추염좌를 비롯해 디스크의 압력을 높여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목디스크(경추추간판 탈출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는 장시간 앉아서 근무할 때 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척추 및 경추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정상적인 자리를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고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킨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지속적인 허리통증 및 요통이 나타나고, 앉아 있거나 몸을 숙일 때 더 심해져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 목디스크는 지속적인 목과 어깨통증을 느끼고, 신경이 압박되면서 팔과 손 저림 현상에 심한 두통까지 느낄 수 있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척추가 비틀어지면서 중추신경에 압박을 가해 척추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목을 빼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자세도 경추와 척추에 부담이 가해지면서 디스크 발병 위험을 높인다.
■서서 일해도 바른 자세 유지해야
서서 일하는 자세는 앉아 있을 때보다 골반과 척추 기립근을 잡아준다는 점에서 척추에 무리가 덜 가기 때문에 허리건강에 도움이 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의 박성준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앉은 자세의 경우 척추가 감당해야 하는 하중이 서있는 경우보다 1.5배 높다"며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경우 앉아서 일하는 것보다 서서 일을 하는 것이 척추 건강에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서 일하는 경우에도 바른 자세를 취해야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박 원장은 "다만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것 역시 등과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앉거나 서서 일할 때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서 업무를 할 때는 가슴과 어깨를 펴고 복근이 살짝 긴장되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바른 자세이다.
다만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허리를 인위적으로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는 것은 오히려 요통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쪽 다리에 힘을 싣는 '짝다리'가 되면 무릎관절뿐만 아니라 척추 정렬이 휘어지면서 척추측만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 오랜 시간 줄곧 서서 일하는 경우도 척추에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가해지며,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나 뼈의 긴장상태가 지속돼 허리통증 및 요통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업무특성상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 20㎝ 정도의 발 받침대를 사용해 번갈아서 다리를 올려놓으면 요추와 골반, 무릎관절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앉아서 업무를 할 때는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가슴을 펴는 것이 좋다. 이때 시선이 살짝 위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바르게 앉은 것이다. 의자가 불편한 경우에는 요추 지지대나 등받이 쿠션을 사용하는 것도 좋으며 컴퓨터 작업 시에는 모니터 높이를 높여주는 것도 바른 자세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