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봄철, 면역력 저하로 안면마비 주의보

      2017.04.26 10:07   수정 : 2017.04.26 10:07기사원문
지난달 공채를 통과해 중견기업에 취업한 신입사원 오모 씨(31)는 입사 한 달만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야근은 기본에 직장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고 회식이라도 하는 날엔 퇴근 후 쓰러지듯 잠들었다. 그러다 2주 전 입 주변과 얼굴 한쪽이 살짝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쉬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참았는데 마비 증상이 점차 심해지고 발음도 어눌해 졌다. 고민 끝에 인근 한방병원을 찾았더니 '구안와사(안면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표적인 안면신경장애 질환인 구안와사는 12개 뇌신경 중 7번 얼굴신경의 병적 이상으로 얼굴 한쪽 근육이 마비되고 틀어지는 병증이다. 주로 입 주변 근육에 증상이 나타나 '입 돌아가는 병'으로도 불린다. 발병 원인으로는 대상포진 및 감기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과음, 수면부족, 자가면역반응에 의한 신경염, 안면이 차가워지면서 초래되는 허혈성 염증 등이 꼽힌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면역력 저하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 체온을 기온에 적응시키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럴 경우 면역세포의 생성 및 활성화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져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저하되고 감기바이러스 등에 쉽게 노출된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대표원장은 26일 "한방에서는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은 뒤 몸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아 담이나 어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얼굴 쪽 경락에 기혈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안면마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며 "아침에 기상했을 때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물을 마실 때 한쪽으로 물이 새거나, 미각이 떨어져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안면마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진단법으로 눈썹을 올려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으면 안면마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 눈 둘레근이 마비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눈이 꽉 감기지 않고 속눈썹이 보일 수 있다. 중증일 경우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안구가 노출되기도 한다.

입을 '이'하고 벌린 뒤 얼굴 중심선에서 좌우 양쪽이 대칭을 이루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하고 오므렸을 땐 입술 모양이 일그러지지 않는지,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발병 후 초기 1개월 동안의 치료가 예후에 큰 영향을 주므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문병하 원장은 "초기 치료가 미흡하거나 증세가 심각하면 후유증이 올 수 있어 민간요법에 의지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 및 검사를 받은 뒤 치료하는 게 좋다"며 "외관상 회복된 것 같다는 생각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웃을 때 눈이 감기거나, 눈을 깜빡일 때 입이 움직이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방과 한방의 장점을 모은 통합진료는 안면마비 개선에 도움된다.
주요 치료법으로는 한약 및 양약의 병용요법, 침, 약침, 체질별 컬러테이프요법, 안면수기요법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면 1~2주간 초기 입원집중치료가 필요하다.
문 원장은 "치료 중엔 아픈 쪽 얼굴을 따뜻하게 하고 바람이 많이 불 땐 마스크를 착용해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며 "마비된 부위에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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