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00대 골프코스)발리 내셔널GC
2017.04.26 12:40
수정 : 2017.04.26 12:40기사원문
넬슨 & 하워스 골프 설계팀(Nelson&Haworth Golf Course Architects)에 의해 2012년에 리모델링에 들어가 18개월의 공정을 거친 다음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야자수와 화려한 열대 꽃, 하얀 벙커 모래와 호수, 인도양의 푸른 바다 등 3색의 코스가 매력적인 발리 내셔널GC는 코스 레이아웃, 풍광, 코스 컨디션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어 발리의 4대 골프장 중에서도 최고로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이다. 거기에는 발리 특유의 기후도 한 몫을 한다. 연평균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습도가 낮아 후덥지근한 더위는 없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그늘에는 금세 땀을 식혀 주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골프를 치기에 안성맞춤이다.
코스는 무성한 숲을 뚫고 작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인도양을 향해 길게 뻗어 있다. 우뚝 솟아 오른 6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누사두아의 아름다운 해안과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인 롬복의 린자니 산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따라서 발리 내셔널GC의 백미는 라운드를 누사두아 해변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인도양에서 불어 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거리감을 맞추기가 어렵지만 그 못지 않은 스릴과 희열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17번홀(파4)은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플레이를 해야 하므로 중급자 골퍼들도 공략이 쉽지 않다.
1번(파4)부터 9번홀(파4)까지는 평지다.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언덕에는 야자수가 도열해 있고 열대 꽃들이 만발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멀리 보이는 린자니 산과 대서양이 영향을 주는 그린은 마운틴 브레이크와 오션 브레이크가 공존하므로써 색다른 묘미를 준다. 10번(파4)부터 16번홀(파5)까지는 키 큰 코코넛 숲과 거대한 벙커, 그리고 호수들과 싸움을 해야 한다. 앞에 선 야자수가 시야를 막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인도양이 멋진 배경이 되어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17번홀(파3)은 이 골프장의 시그내처홀이다. 넓은 호수 한 가운데 그린이 마치 작은 섬처럼 둥실 떠 있다. 항상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늘구멍에 실을 꿰는 정성이 필요하다. 6번홀(파3)도 워터 해저드를 염두에 둔 플레이가 요구된다. 아름다운 경치가 매력적이지만 자칫 풍광에 심취했다가는 치명적 실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 고도의 절제심이 필요하다.
16번홀은 이 골프장에서 공략이 가장 어렵다. '몬스터'라는 닉네임이 붙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페어웨이를 따라 벙커와 코코넛이 늘어서 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면 엄청 위협적이다. 그린에 이르는 여정에 장애물임에 틀림없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볼을 보내야 하므로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한 마디로 반쪽 페어웨이를 징검다리 건너 듯 조심조심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골프 실력을 검증하고자 한다면 이 코스가 제격이다.
몇몇 홀들은 예전 발리 골프&컨트리클럽의 레이아웃을 떠올리게 한다. 초승달 모양의 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10번홀은 도그렉홀로 오른쪽으로 모래 벙커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8번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오른쪽에는 빌라, 왼쪽에는 나무가 늘어서 있어 그린으로 향하는 입구가 좁다. 그래서 까다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페어웨이가 넓어 마음껏 드라이버를 날리 수 있다.
35년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가 새로운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최상의 잔디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코스 관리는 최상이다. 환경과 골퍼의 건강을 위해 화학제품 사용을 최대한 줄여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리고 러프에 농약과 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잔디 ‘씨쇼어파스팔름’을 식재했다. 그린은 마법의 잔디로 불리는 ‘티프이글’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