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국내 첫 '중입자 치료기' 도입...2020년 가동 목표

      2017.04.27 09:49   수정 : 2017.04.27 09:49기사원문


세브란스병원이 최고의 암 치료기기인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 첫 도입한다.

이 병원은 지난 26일 윤도흠 연세의료원장과 타케우치 케이지 한국히타치 대표이사 사장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에 관한 '사업추진협약서(LOI)'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세브란스는 지난 1969년 한국 최초 암전문진료기관인 연세암병원 개원 후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앞선 암치료법을 선도해 왔다"며 "이번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통해 난치병인 암을 완치의 질환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와타나베 마사야 CEO는 "그동안 축적된 입자선 치료기의 개발, 운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중입자 치료기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브란스가 도입을 추진중인 히타치사의 중입자 치료기는 3개의 치료실을 계획하고 있으며 투입 예산은 기기 도입과 제반 비용을 포함 1600여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세의료원과 한국히타치는 치료기기의 운영과 보수관리 등 일부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 후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오는 2020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입자 암치료기는 탄소이온의 중입자를 빛에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후, 환자의 암 속의 암조직에 쪼여 암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 DNA 자체를 파괴하고 암조직도 사멸시킨다. 중성자는 양성자에 비해 중입자의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운 특성이 있어 암세포 사멸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입자치료 대상은 전체 암 환자의 20%를 차지하지만 5년 생존율 30% 이하인 3대 난치암인 폐암,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척삭종 등 난치암 치료 그리고 고령의 암 환자들이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이하에서 53%까지 향상됐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방사선 및 양성자 치료횟수가 평균 30회에 이르고 있으나, 중입자치료는 절반이하인 12회이다. 치료기간도 보통 5~7주 치료하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해 중입자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의 경우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의 경우 3주 이내에 치료를 완료한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암환자들은 중입자치료기가 설치된 독일과 일본으로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 하지만 치료비용이 8000만원에서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기존 해외원정 중입자 치료 비용의 절반 수준 선으로 책정해 국내 암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해 세브란스의 의료진들은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중입자치료기 운영 현황과 치료성과 등을 검토하고 현지 방문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3월 말에는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2018년 운영목표로 오사카에 건립중인 히타치사의 중입자 치료센터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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