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동물, 미인… 대선 유세현장에서도 통하는 ‘3B 법칙’
2017.05.01 17:37
수정 : 2017.05.01 17:37기사원문
동물(Beast), 미인(Beauty), 아이(Baby)-. 광고의 흥행카드로 불리는 '3B'가 대선 후보들의 마케팅전략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국민들과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공약은 물론
유세현장 등에서 3B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카리스마형 지도자들이 거대담론을 다루던 과거의 선거 국면과 달라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B'는 '동물(Beast)'이다.
대선후보들은 대선 D-9인 4월 30일 현재 정치색을 떠나 앞다퉈 반려동물정책 공약을 내놨다.
정치권에서 동물복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유권자가 무시 못할 수준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전체의 21.8%에 이른다. 인구로는 약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1~2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사람과 반려동물 간 유대감은 더 깊어지는 추세다.
공약적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는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다. 심 후보는 19, 20대 국회에서 '동물복지국회포럼'에 참여해 동물복지에 꾸준히 힘써왔다. 후보들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공약을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동물권을 헌법에 명시하자는 파격 내용을 포함시켰다.
SNS상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문 후보는 스스로를 '문 집사' '개 아빠'라고 소개할 만큼 애견.애묘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4월 15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반려동물정책을 발표하며 찍은 문 후보의 사진은 '마약방석'이라 불리며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후보에게 안긴 강아지가 편안한 표정을 지은 것을 두고 "강아지에게 문 후보가 마약방석 같나 보다"라며 누리꾼들이 지어준 별칭이다.
후보들 옆에 함께하는 '미남.미녀(Beauty)'들도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딸 유담씨의 외모가 화제가 되면서 '국민장인'으로 등극했다. 유담씨는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중간고사가 끝난 이달 중순부터 아버지 유 후보와 함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SNS상에서는 유담씨와 찍은 유권자들의 사진과 함께 "유세현장에서 유 후보보다 딸 유씨가 더 인기가 많다"는 '웃픈(웃긴데 슬픈)' 글들도 올라온다. 심상정 후보도 아들 이우균씨의 훈훈한 외모 덕분에 '국민시어머니'가 되기도 했다.
부산 출신인 문 후보의 옆에는 롯데자이언츠 치어리더인 박기량씨가 있었다. 지난 3월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지지자들의 응원을 지휘하는 등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박씨는 본선 유세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아이(Baby)'들도 선거 유세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후보들이 선거기간에 함께 사진 찍고 싶어하는 대상 1순위가 아이들이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 딱딱한 정치인 이미지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순화되기 때문.
저출산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아이들과 관련된 정책이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사립유치원 모임에서 단설유치원 설립을 자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후보들의 이런 마케팅전략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대중에게 가볍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데다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후보들의 이미지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행보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원장은 "최근 우리나라도 성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어 '미남.미녀(Beauty) 마케팅'은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