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가보훈처장에 역경 이겨낸 '참군인' 피우진 중령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국가보훈처장에 최초로 여성인 피우진 퇴역 중령(사진)을 임명했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온 몸으로 나라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신임 보훈처장의 임명으로 국가 보훈처가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우진 신임처장은 힘든 역경을 이겨낸 강직한 '참군인'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피 신임처장은 1979년 여군사관후보생 27기 과정을 마치고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남군들도 힘들다고 하는 특수전사령부에서 중대장을 거쳐 1981년 육군 항공의 헬기조종사로 선발돼 육군 205 항공대대 등에서 헬기조종사로 복무했다.

강인한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피 신임처장에게 2002년 10월 유방암 선고는 더할나위 없는 시련이었다.

왼쪽 가슴 유방암 선고를 받은 그는 양쪽 가슴을 모두 잘라내야 했고, 2005년 실시한 군 신체검사에서 피신임처장의 양쪽 가슴이 없는 사실이 보고돠면서 육군본부 전역심사위원회는 군인사법 시행규칙 제53조를 근거로 2006년 9월30일자로 피 신임처장을 퇴역시켰다.

가슴 절제술 뒤 받은 체력검사에서 2005년까지 3년 모두 합격 판정을 받은 피 신임처장은 명예롭게 군인으로 복무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끝까지 펼쳐 보였다.

그는 2007년 1월 육본의 퇴역조치가 군인사법 시행규칙의 확대 해성이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결과 2008년 5월 복직했다.

피 신임처장은 2009년 9월 명예롭게 30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 군을 퇴역했다.

그의 인생 역경을 잘 아는 군의 후배들은 "군 복무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피 선배가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돼 향후 제대 군인 및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훈정책 수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인사발표에 참석한 피 청장은 발탁 배경에 대해 "대통령과 인연은 없다"며 "여성 30%(비율)에 맞추고, 또 제가 보훈가족이어서 발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