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40분 길어진 첫만남..이름표 없이 재킷 벗은채 대화

      2017.05.19 18:21   수정 : 2017.05.19 18:21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19일 첫 청와대 회동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동은 예정된 시간을 40여분 넘겨 오후 2시10분께 종료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인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정의당 노회찬 등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상견례를 겸한 국회와의 소통의 자리가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이날 회동은 따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당 원내대표도 별도의 배석자 없이 오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장인 상춘재 입구에서 5당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이 영접하며 먼저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내대표들은 관행적으로 달던 이름표도 사용하지 않았다.


상석이 없는 라운드테이블에 자리한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는 함께 비빔밥을 먹으며 각종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복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쳐둔 채 편안한 식사가 이어졌다. 오찬 메뉴 선정을 비빔밥으로 정한 것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의미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특히 후식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가 나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인삼정과는 10시간 동안 인삼, 꿀, 대추즙을 달여 과자 형태로 만든 것이다.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조각보에 인삼정과를 직접 싸서 손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김 여사가 전달한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각당 원내대표들도 이날 회동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는 덕담이 오갔지만 뒤에서 짚어야 할 항목에 대해선 거의 짚으며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는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 없이 대화에 임해 자연스러운 의견 개진이 많아 국민들이 볼 때도 건설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상견례적 성격이 있었으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 했다고 본다"며 "대통령도 어느 문제든지 일일이 솔직하게 답변을 다 하셨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예정된 시간을 40분 넘어서까지 대화했는데 큰 쟁점이 있었다기보다 서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던 패찰을 차는 것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는데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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