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문 갈라쇼' 피겨 유망주, 원작자에게 선물도..
2017.05.20 11:07
수정 : 2017.05.21 13:27기사원문
세일러문을 빙판 위에서 재현한 피켜스케이팅 선수가 화제다.
주인공은 러시아 피겨 유망주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다. 그녀는 지난 1월 28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ISU 유럽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싱글 부문에서 7년 만에 김연아의 세계기록을 깬 선수기도 하다.
이번 시즌 메드베데바는 총점 220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달 23일 펼쳐진 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총점 241.31점(쇼트 80.85, 프리 160.46)을 기록해 자신의 기록을 더 끌어올렸다. 그녀는 현재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모두 최고에 올라 있다.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한편 메드베데바는 자신을 '애니메이션 오타쿠'라고 밝혔다. 특히 만화 '세일러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지난해 7월과 지난 4월 열린 갈라쇼에서 세일러문 OST를 배경음악으로 선정해 공연한 바 있다. 단순히 음악에 맞춰 기술을 펼치는 수준이 아니다. 등장인물의 변신 장면을 재현하고 주인공의 대사까지 립싱크했다.
메드베데바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팬들이 세일러문 관련 선물을 자주 주는 듯하다. 지난해 일본에서 처음 '세일러문 갈라쇼'를 펼쳤을 당시 원작자 다케우치 나오코가 직접 그린 세라(세일러문 주인공) 일러스트를 받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으로도 알려져 있다. 평상시 K팝 음악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메드베데바 담당 코치는 한 인터뷰에서 '메드베데바가 K팝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흔쾌히 반영할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연아의 연기가 '품격있고 노련하며 아름답다'고 한다면 1999년생인 메드베데바는 그 나이대에 보여줄 수 있는 '발랄하고 귀엽고 당찬' 연기를 보인다.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피겨 점수가 과도하게 상향됐다는 지적이 많다. 메드베데바의 점수도 그런 영향 속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스타일이 다른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녀가 앞으로 펼쳐갈 연기를 기대해본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