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말 바꾸기 여전.. 이슬람에 테러 척결 구애

      2017.05.22 19:05   수정 : 2017.05.22 21:52기사원문

지난해 대선기간부터 이슬람교 신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몰아세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중동 이슬람교 국가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테러리즘 척결을 촉구했다. 그는 연설 내내 이슬람교와 테러리즘이 별개의 것이라며 중동 지도자들을 달래는 한편 테러리즘을 막기 위한 국제적 협조를 부탁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을 통해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손잡고 테러리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러리즘 척결이 "다른 믿음이나 종파, 문명 간의 싸움이 아니다"며 "모든 종교의 이름으로 삶과 종교를 지키길 원하는 선량한 사람들과 인명을 해치려는 야만적인 범죄자들 간의 싸움"아라고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이 "선과 악의 대결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여기 강의를 들으러 온 게 아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지, 뭘 할 지, 누구를 어떻게 숭배할 지 말하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우리는 이익과 가치에 바탕을 두고 협력 관계를 위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즘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지만 평화를 위한 길은 성스러운 이곳에서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공통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여러분과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P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입장을 뒤집고 극도로 '이슬람 친화적'인 태도로 바뀐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3분간의 연설에서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같이 이슬람 국가에서 언짢게 보는 표현은 자제하는 한편 중동 국가들의 종교를 존중하고 평등한 협력관계를 역설했다.
그는 주로 이슬람교 수니파 국가들이 모인 이번 회의에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비난하며 수니파 정상들의 환심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21일 미국과 페르시아만 연안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테러 조직에 돈을 대지 않겠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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