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서류증거 절차 위법, 유리한 신문만 공개"…檢과 날선 공방전

      2017.05.25 16:03   수정 : 2017.05.25 16:03기사원문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25일 두 번째 재판에서 서류증거 조사가 적법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진 서증조사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날카롭게 신경전을 벌였다.

■"시간 촉박하다"...朴측 문제제기 기각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을 열고 재단 강제모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 기록을 증거 조사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혼자 출석했고 최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첫번째 공판과 마찬가지로 남색 정장 차림에 올림머리로 법정에 들어섰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심리 절차가 위법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상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사실 증명과 입증계획 수립이 끝나야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다"며 "저희가 아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증거조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296조에 따라 증거조사 절차를 문제삼은 것이다. 변호인단은 증거 동의 여부를 다 밝히지 않고 증거조사의 문제점을 집중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쟁점을 정리하고 입증 계획을 충분히 짠 뒤 서증 조사를 하는 게 일반 사건에서는 타당하다"면서도 "이 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도 몇백명이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제한 시간 내에 다 하려면 무리가 있어 우선 증거조사가 가능한 서류증거부터 조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朴 "유리한 내용만" vs 檢 "입증 취지만 설명"
미르·K스포츠재단 직권남용 사건 관계자들이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하는 서증조사 절차 때도 박 전 대통령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검찰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전경련 관계자들이 안 전 수석을 통해 청와대의 재단 설립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주신문 내용만 보여준다. 재판부 심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영하 변호사도 "지금 법정에 언론인이 많이 와 있는데 이렇게 하면 검찰의 일방 주장만 보도되고 반대 신문이나 탄핵 부분은 보도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이에 검찰은 "한정된 시간 내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해 검찰 입증 취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증인 신문 일정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총 152명에 대한 진술증거를 모두 부인했다. 절차에 따라 앞으로 재판에서 이들을 모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해야 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이 없거나 단순한 실무자 이야기라면 모두 불러 신문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고 유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사실과 관계없거나 실무적인 내용의 진술 조서까지 증거로 신청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