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 알아듣는 T맵… 차량용 비서 변신
2017.05.25 17:24
수정 : 2017.05.25 17:24기사원문
AI비서 : 목적지 주소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입니다. 목적지로 설정할까요?
운전자 : 오케이!
AI비서 : 길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운전자 : 길이 왜 이렇게 막히지?
AI비서 : 올림픽대로 김포방향 잠실대교 근방에서 승용차 간 충돌사고 처리 중입니다.
월간 1000만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이 말귀를 알아듣는다. 사용자가 말만 하면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등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느라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일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집안의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결해 T맵을 통해 가스밸브를 잠그거나 조명을 끄는 것 같은 비서 업무도 시킬 수 있다.
SK텔레콤는 'T맵'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 이르면 9월 말부터 차량용 AI비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그동안 구글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온 SK텔레콤은 이번 T맵 음성인식 AI에 자체 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AI비서 '누구(NUGU.스마트스피커)' 상용화 과정에서 축적한 딥러닝(인간두뇌와 유사한 심층학습)을 T맵과 결합해 차량용 AI비서 경쟁에 본격 가세하는 것이다.
■SKT, 자체 기술로 차량용 AI비서 도전
현재 T맵을 포함해 대다수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이나 음성검색(마이크 탭 클릭) 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운전중에는 내비게이션을 작동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음성인식 기반 AI가 적용되면 이용자는 "코엑스 찾아줘" 등 음성명령만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경로를 변경할 수 있어 운전 중 내비게이션 작동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가정용 IoT 기기도 T맵과 연동할 계획이다. 운전을 하면서 깜빡 잊고 나온 집안의 기스밸브 잠그기나 조명 끄기 같은 일을 음성 명령으로 T맵에 시킬 수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추격
SK텔레콤은 AI기반 T맵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 '카 라이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운전 중 음성명령을 통해 T맵 작동은 물론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고 교통정보 등을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구조요청도 T맵을 통해 할 수 있다는 말이다. T맵에 "긴급구조 요청해줘"라고 말하면 경찰서와 소방서에 사고 상황이 접수되고, 위치 정보가 전달된다.
SK텔레콤은 향후 자동차 산업에 특화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중소.벤처기업 및 개인 개발자들과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미래형으로 제시한 '카 라이프 서비스'는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여서 SK텔레콤의 경쟁력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