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끝내 '지구의 미래' 거부하다
2017.06.02 17:34
수정 : 2017.06.02 18:48기사원문
결국 세계가 우려했던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는 공식 선포됐다. 글로벌 정상들은 일제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얼굴)의 이 선택을 비난했고,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 우선'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이기적인 행보는 예기치 않은 무역전쟁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미국은 파리협정의 전면적인 이행을 중단한다"며 "파리협정은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비준한 지 9개월 만에 파리기후협정을 백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파리가 아니라 피츠버그 시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출된 것"이라며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는 대신 미국과 국민에게 도움 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꾸며낸 것이라며 파리협정 파기를 주장해왔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기후협정을 탈퇴키로 했지만 미국 정·재계와 세계 정상들을 포함한 각계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성명을 내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파리협정에 남아 있는 국가들은 그로 인해 창출되는 고용과 산업에 있어 과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그 협정의 전면에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과 지구의 미래에 오점을 남겼다"면서 "지구를 대체할 행성이 없으므로 대체할 협상도 없다"고 재협상 불가론을 천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대통령 경제자문단에서 탈퇴키로 결정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제자문단을 떠난다. 기후변화는 현실이며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은 미국과 전 세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리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2015년 11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의 합의로 마련돼 발효됐다. 미국은 시리아, 니카라과에 이어 이 협약에 불참하는 세 번째 나라가 됐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