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회복… 유통가 "아직 몰라요"

      2017.06.07 17:17   수정 : 2017.06.07 17:17기사원문
소비심리가 경기 지표상으로는 회복되고 있지만 일선 유통업체에선 매출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주요 백화점의 경우 최근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여전히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통업계는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지표는 양호, 시장은 글쎄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심리 지수는 108로 2014년 4월(108.4)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주 징검다리 연휴로 주요 백화점들이 대대적인 여름상품 기획전과 경품행사를 진행했지만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동기대비 -0.2%을 기록했다. 대형가전(19.5%)과 골프(12.5%), 스포츠(9.2%)부문이 비교적 선전했으나 남성정장(-3.1%)과 여성컨템포러리(-4.2%)는 부진했다.

현대백화점도 6일까지 매출 신장률이 -0.6%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리빙(7.9%)과 해외패션(4.2%)의 매출 상승률은 높았으나 여성복(-2.8%)과 남성복(-2.1%)은 부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신장률이 17.9%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영업면적이 커진 것이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점을 뺀 기존 점포의 매출 신장률은 7.4%로 나타났다.

특히 명품과 식음(F&B)의 매출이 13.3%나 올라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패션(9.8%)과 화장품(5.9%)도 비교적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유통업계 최초로 테슬라를 경품으로 내놓으면서 집객효과가 커 식음 매출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치소비 트렌드 뚜렷

해외패션 등 명품이나 리빙, 식음 분야 매출이 호조를 띤 것에서 보듯 '가치소비' 트렌드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과 해외패션 브랜드들이 시즌오프에 들어간데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매출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은 것은 지난달 소비심리 지수가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아직 실물경기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하반기 본격 회복 기대감 커

다만 올 하반기에 소비 회복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최근 소비심리 회복은 국내외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 해소, 지속적인 수출 증가, 새정부의 일자리 추경 등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다"며 "수출이 7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기업 이익 증가→투자증가→고용.임금 개선→가계 소득.소비 회복의 연결고리가 실제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백화점 판매 실적은 3.4분기 이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백화점 판매 전망은 가계구매력, 소비성향, 구매패턴, 구매채널 등의 변수들을 살펴봐야 하는데 지난해 4.4분기 이후 악화됐던 두 가지 지표, 즉, '가계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국내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으나 기대만큼의 유통업체 매출액 증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새 정부의 일자리 추경 등 내수부양책이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는 기대감을 넘어 소비성향 개선이 충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