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조기 발견만이 답

      2017.06.08 21:03   수정 : 2017.06.08 21:03기사원문


정부에서 전국 시군구 252개소에 치매안심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에는 치매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27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없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증상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길병원 신경과 이현 교수는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인지장애가 생긴 것 같다면 정밀검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치매는 개인의 문제를 떠나 한 가정 구성원 모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

치매는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시기부터 의심해 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건망증은 약속 시간이나 날짜 등을 까먹는 것이다. 건망증은 개인에 따라서 편차가 있으며 한꺼번에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발생한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약속 자체를 망각하거나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억력이 나빠진 것을 부인하거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고령자 중 10~15%는 매년 치매로 이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다면 치매로 진행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과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치매 대부분은 '알츠하이머'

치매는 정확히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 기억력 장애나 건망증으로 혼동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험 많은 숙련된 전문의가 신경심리검사, 진단검사의학적 검사, 뇌영상술 검사 결과를 참조해 최종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가 치매환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젊은 시절에 정상적으로 분해돼 배출되던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신경세포 사이에 축적돼 정상적인 뇌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유해 단백질을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조직을 현미경으로 보게 되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집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기억력 장애부터 시작해 대화 도중 같은 말과 질문을 반복하거나 최근 대화 내용을 잊어버린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중증도 상태인 3단계부터는 목욕, 옷 입기, 식사 등 일상생활을 보호자에게 의존해야 한다. 때로는 망상과 환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중증 상태인 4단계는 24시간 관리와 보호감독이 필요하고 가족들에 대한 기억조차 사라지고 자발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다.

■암기 활동 등 예방이 중요

치매는 일단 발병하면 치료로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뇌의 부피는 20세를 시작으로 일 년에 0.2%씩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기 쓰기, 신문이나 책의 문장 따라 써보기, 바느질, 목공예, 악기 연주와 같이 적극적인 인지활동을 통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좋다. 또 가족과 함께 모르는 장소를 산책하거나 춤이나 필라테스, 요가 등 동작을 외우는 활동은 체력증진과 학습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뇌세포를 자극하고 뇌 연결망 형성이 증진된다. 주변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도 항치매 효과가 있다. 친밀한 인간관계 형성으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정서적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3~4회 이상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수 없다면 걷기, 계단 오르기, 마당 가꾸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활동을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 유지하는 게 좋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윤지영 교수는 "50대 이후에는 5년 주기로 인지 검진을 해서 치매 진행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며 "각 지역의 치매지원센터에서 인지 검진 프로그램을 받은 후 이상이 있으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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