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폭발물’ 대학원생, 英폭탄테러 착안 범행

      2017.06.14 17:18   수정 : 2017.06.14 17:18기사원문
지난 13일 발생한 연세대 텀블러 폭발물 사건 피의자로 긴급체포된 대학원생 김모씨(25)가 지난달 영국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뉴스를 보고 범행을 계획했고 경찰 수사에 대비, 알리바이까지 만들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에서 "폭탄테러 뉴스를 보고 범행을 착안해 폭발물을 직접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범행을 계획한 시기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테러가 발생한 시기와 맞물린다.



사건 피해자인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와 같은 학과 소속 대학원생인 피의자 김씨는 지난달 말 사제폭탄 제작을 계획하고 10여일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폭탄 제작을 완료한 것은 지난 10일께로, 구글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한 폭발물 제조 방법 참고 없이 하숙집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김씨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압수해 온라인으로 폭탄제조법을 확인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또 사전에 알리바이를 만드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김씨는 12일 새벽 연구실에 들러 3D프린터 프로그램을 구동시켜둔 뒤 13일 오전 7시께 피해자 김모 교수 연구실 앞에 사전에 만들어 둔 텀블러 폭탄을 놓아두고 귀가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오전 학교에서 돌아다닌 이유를 추궁하는 경찰에 "3D 프린터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 학교에 갔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제작한 텀블러 폭발물은 내부 화약이 발화해 그 압력으로 소형 나사들이 밖으로 튀어나와 상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실제 범행에서는 제대로 폭발하지 않은채 내부 화약만 급속히 연소해 김 교수가 화상을 입었다.

김씨는 범행 대상이었던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회수한 폭발물 잔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폭발물이 제대로 발화했을 경우 파괴력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교수와의 관계나 학점, 영어점수, 취업 등 문제에 대한 진술은 없었다"며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추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김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현재 적용된 폭발물 사용 혐의 외에 상해 또는 살인미수 등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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