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더치페이, 과연 모두에 공평할까

      2017.06.14 20:39   수정 : 2017.06.14 20:39기사원문

"전략이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가끔은 결과에 신경 써야 한다."(윈스턴 처칠)

코카콜라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격을 올려야 할까, 내려야 할까. 경쟁사 펩시는 코카콜라의 결정에 어떻게 반응할까. 이 모든 전략에는 게임 이론이 있다. 게임이론은 다수의 의사결정자가 있고, 상대의 결정이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략적으로 어떤 의사 결정을 할지 예측하는 학문이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정치 협상, 경매 설계, 쿠바 미사일 위기, 서방세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 등에도 게임이론은 숨어 있다. 북핵 위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된 한.중.미 3국의 미묘한 힘겨루기 등 강대국 이해관계 속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게임이론은 협상 전략을 완성시키는 핵심 키가 될 수 있다.


사실 게임이론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지만 이것이 거의 모든 것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것에는 찬반 양론이 있다. 그 때문에 저자는 이 책에서 게임이론의 정확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이론이 인간사와 세상사의 다양한 문제에 통찰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학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밥값을 n분의 1로 나눠 내는 것에는 어떤 함정이 있을까(밥값내기의 딜레마), 이기적 선택은 언제나 유리할까(죄수의 딜레마) 등은 언제 읽어도 흥미롭다.

내가 받은 돈을 누군가에게 나눠주면, 그 나눠준 금액의 열 배를 상대가 받는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그리고 단순히 얻어걸린 횡재에 사람들은 어떤 보상 행동을 할까. 그냥 돈을 준 것에 감사해 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

예를 들어 샐리가 베티에게 100달러를 준다고 하자. 베티의 실제 수령액이 1000달러가 된다면 돈을 받은 베티의 행동은 어떤 것이 합리적일까. 샐리에게 100달러를 돌려줘야 할까. 아니면 감사의 뜻으로 100달러에 돈을 더 얹어줘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자신을 믿고 400달러쯤 주지 않은 데 분노를 느껴야 할까.

저자가 실제로 학생들에게 한 실험 결과는 우리 삶의 바로미터다. 상대에게 금액의 절반을 준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한 푼도 돌려주지 않은 학생도 있다. 이것이 바로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은 이익이 예상될 때 협력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게임이론은 이를 바탕으로 한다.
믿고 협력하는 것이 나을까, 먼저 배신하는 것이 이익일까. 가장 유익한 선택을 찾는 의사결정의 과학이 게임이론의 핵심인 셈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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