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부산아파트,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거듭난다
2017.06.18 10:20
수정 : 2017.06.18 10:20기사원문
차 1대가 겨우 지나다니는 좁은 도로를 타고 꼬불꼬불 엮인 산복도로를 10분 정도 올라가면 낡은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부산 1세대 아파트인 동구 좌천아파트. 산복도로 끝자락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1969년 4월 준공됐다. 올해로 48년이 됐지만 외형은 처음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져가던 이 아파트는 수년 전부터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파트 공용공간인 보일러실, 창고를 리모델링해 갤러리를 만들고 아파트 한 집을 전세 내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동구 수정동 산복도로 중턱에 위치한 수정아파트도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다. 이 아파트 내 한 집은 지난달 '수정'이라는 이름의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20여년 전 이 곳을 떠났던 한 주민이 집을 리모델링 해 갤러리를 만들었다. 현재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활동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오는 21일에는 새로운 전시회도 열린다.
이처럼 노후아파트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상시 활용하고 민간영역의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만들기 위해 세계 석학들과 대학생이 아이디어를 모은다.
부산시는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동의대학교 공학관에서 2017 부산 국제건축디자인 워크숍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노후 아파트의 재발견'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부산건축워크숍에는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중국, 일본, 베트남 등 8개국 25개 대학교에서 100여명의 건축학 관련 교수와 학생이 참가한다. 현재 미국 쿠퍼유니온, 시라큐스, 텍사스공대,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대, 이탈리아 팔레르모대 등이 참가를 확정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낙후된 좌천아파트의 재생을 위한 디자인과 플래닝'을 과제로 5박 6일간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워크숍 결과물을 패널로 제작해 작품 발표를 한다. 심사를 거쳐 우수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전시도 한다.
부산건축워크숍에 참가하고자 하는 국내 대학생은 오는 23일까지 부산국제건축문화제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선진국 도시재생 사례는 단순히 근대건축물을 재활용한 게 아니라 그 곳의 역사적 의미를 끌어내고 스토리텔링을 발생시킴으로써 성공했다"며 "이번 워크숍이 근대화 과정에서 지어진 부산의 노후 아파트를 현 시대에 맞게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고 주민들도 다시 안전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방안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