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달라" 전재산 주고 떠난 익명의 할머니

      2017.06.18 17:57   수정 : 2017.06.18 17:57기사원문
익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평생 모은 재산 1억1000만원을 부산대 학생들을 위해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부산대는 경남 창원에 거주하다 최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향년 87세의 L할머니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는 유지와 함께 전 재산 1억1000만원을 기탁해왔다고 18일 밝혔다.

1931년 경북 청도에서 2남 3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난 L할머니는 남편과 일찍이 사별한 뒤 슬하에 자녀 없이 홀로 살다가 인생 말년에 요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중 최근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L할머니의 이번 기부는 평소 양녀처럼 곁에서 L할머니를 모시며 돌봤던 친척 A씨(50)를 통해 이뤄졌다.

A씨는 "할머니께서는 혼자 사시며 자신의 형편이 어려운데도 늘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하기 힘든 학생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가족들과 의논을 거쳐 부산대에 할머니의 뜻과 재산을 대신 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 본인도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해마다 100만원씩 총 300만원을 부산대 발전을 위해 기부하는 등 나눔을 실천해왔다.
L할머니와 A씨 모두 이름 공개를 원치 않았다.

부산대는 기부금 전액을 'L할머니 장학기금'으로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얼굴도 뵌 적이 없는데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 떠나신 L할머니의 소중한 뜻을 깊이 새겨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이끄는 우수한 동량을 키우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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