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곰팡이에서 농약 대체 천연물질 발견

      2017.06.20 13:27   수정 : 2017.06.20 13:27기사원문
국내 자생곰팡이에서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물질을 발견했다. 식물에 기생하면서 병을 일으켜 고사시키는 생물인 ‘선충’ 방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대 김진철 교수팀과 함께 2015년부터 2년 동안 자생생물 유래 천연식물 보호활성 물질을 탐색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자생 지의류(균류와 조류의 공생식물, 이끼와 버섯과 비슷함)의 서식 곰팡이로부터 뿌리혹선충 알 부화 억제와 선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인 '그람미신'이다.

선충은 식물에 기생하면서 병을 일으켜 식물을 고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혹선충, 소나무재선충 등이 대표적이다. 그람미신은 2001년 영국 화학자가 처음 찾아냈으나 아직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생물자원관이 이런 그람미신과 친환경 살선충제를 비교해봤더니, 그람미신이 친환경 살선충제보다 60% 낮은 농도에서 알 부화를 50%까지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20% 낮은 농도에서도 선충의 50%를 죽였다.

생물자원관은 그람미신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뿌리혹선충 피해가 심각한 멜론 재배지에 그람미신이 함유된 자일라리아 그람미카 배양액을 5배 희석한 물질을 뿌려봤다. 동시에 선충방제 화학농약을 2000배 희석한 물질도 살포했다.

두 실험군 대조 결과, 그람미신 희석액의 방제효율은 67.8%인 반면 선충방제 화학농약은 42.9%에 그쳤다. 그람미신이 선충방제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친환경 선충방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생물자원관과 전남대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결과에 대해 지난해 9월 특허출원을 냈고 병해충 방제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인 ‘페스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올해 6월 투고했다.

연구진은 그람미신의 실용화를 목표로 생물농약 생산 전문회사와 기술이전을 포함한 친환경식물보호제 사용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다만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무분별한 화학농약의 사용으로부터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자생생물의 유용성 연구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