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주택정책… 국민이 마음 푹 놓고 살게 하는 것
2017.06.22 16:13
수정 : 2017.06.22 16:13기사원문
"국가가 국민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할 때 국민은 더 많은 꿈을 펼쳐 국가에 돌려줍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평생 살 집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주택공약을 발표하며 했던 말이다. 핵심은 임대주택 공급 강화였다.
■매년 공적임대주택 17만가구 공급
22일 정부와 주택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 정부 주택정책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를 위한 제도개선으로 추진된다.
먼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매년 17만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장기 공공임대주택 매년 13만가구,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가구씩을 매년 공급해 임기 말까지 총 8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민임대, 행복주택, 영구임대 등으로 나뉘어 있는 공공임대주택 유형도 통합할 방침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 과거 노무현정부의 공공임대주택,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과 유사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단연 최대치다.
매년 공공임대주택 13만가구 중 4만가구는 신혼부부에게,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4만가구씩이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매년 10조원을 투입해 연간 100곳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역시 임대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임대주택 관련 새로운 제도들도 다수 도입된다. 임차료 상승을 억제하는 전월세상한제,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후 한차례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요구권도 검토된다. 특히 이 같은 제도 시행을 위해서 필요한 임대사업자의 등록제도 역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답변을 통해 이 같은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양시장에서는 박근혜정부를 거치며 치솟은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특히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청약조정지역을 확대하고 완화됐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다시 강화했다. 과열 조짐을 보이는 지역에 대한 맞춤 규제다.
■재원.택지 마련이 관건…제도들은 장기적 검토 될 듯
이 같은 임대주택정책이 실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도시재생 뉴딜에만 연 10조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연 17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두성규 건설사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도심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는데 재원과 사업부지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임대주택을 공급해왔기 때문에 마땅히 공급할 부지를 찾기 힘들다. 도시재생의 경우 재원조달 방법이 나와 있지만 임대주택은 특별한 재원마련 계획이 없다. 지금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총대를 매고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두 연구위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인데 이를 감안하고 사업을 책임질 기관이 필요하다"면서 "LH가 부채를 안고 계속 갈 것인지, 새로운 기관이 사업을 진행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주택 등록제나 임대료 상한제, 계약갱신권 등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거론되는 제도들로 임대시장을 잡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면서 "일정 규모 이하, 일정 금액 이하에 대해서는 일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대주택 등록제는 세원이 노출되는 것을 감수할 정도의 인센티브를 요건으로 제시했다. 다만 재계약 갱신권에 대해서는 사유재산 침해 여지를 거론하며 법인이 개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연구위원은 "임대주택이 민간임대에 의존하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을 균형 있게 맞춰가는 방향으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