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워싱턴서 정상외교 돌입...첫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2017.06.29 04:00
수정 : 2017.06.29 04:00기사원문
문 대통령은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두 정상간 신뢰와 우의를 구축해 소통의 수준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날 서울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출국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안호영 주미대사 부부와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한연성 워싱턴 한글학교협의회장, 로즈마리 폴리 의전장 대리, 수잔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리 등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도착 직후 6.25 전쟁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첫 공식일정을 개시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는 피란민 출신인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 연결돼 있다. 평안남도 개마고원의 저수지 장진호에서 치러져 이른바 '장진호 전투'(1950년 11월~12월)로 불리는 이 싸움은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기록될 만큼 한·미 양국과 수많은 연합군들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미군은 후퇴작전, '흥남철수'를 펼쳤으며 9만명의 피란민들이 자유를 찾아 빅토리아 메러디스호 등 미군의 선박을 통해 부산과 거제 등지로 탈출했다.
익히 알려진대로 문 대통령의 부모와 누이도 그 인파에 포함돼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의 기념비 헌화는 '미군이 구해준 피란민의 아들이 한국의 대통령이 돼 미국 땅을 밟았다'는 점에서 한.미 신뢰외교의 상징이자 한·미 동맹의 역사성과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문 대통령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이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의 '실무방문(Working Visit)'보다 의전이 한 단계 격상됐다. 국빈방문엔 미치지 못하나 미측은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 3박, 백악관 공식 환영만찬 부부동반 등을 제공, 공식 실무방문으로선 파격 예우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통령은 29일~30일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에 앞서 이날 한미 양국의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만찬' 행사에 참석해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한다.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는 29일엔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별도의 환송행사 없이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과 간단히 담소를 나눈 뒤 전용기에 올랐다. 과거와 달리 당·정·청 주요 인사들이 도열해서 환송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환송행사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 이에 따라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