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율주행차의 공존 위한 사회적 합의부터 만들어야"

      2017.06.28 19:26   수정 : 2017.06.28 22:25기사원문


"자율주행 기술개발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도로 인프라나 법.제도는 논의 주체조차 명확하지 않습니다.

가령 도심자율주행에 따른 교통신호 체계를 개선하고자 할 때, 경찰청.서울시.국토교통부.교통시설공단 중 어느 곳에 의견을 개진할지 모호한 상황입니다.

또 자율주행차는 무조건 중앙선을 침범하면 안 되는 건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량을 피해야 할 땐 어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그 합의에 근거한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

국내 자율주행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와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도심형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의 여의도 주행을 시작한 서울대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사진)는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 강연을 통해 "자율주행차가 인간과 공존하면서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가 어떤 규칙을 지키도록 해야 하는지 사회적 컨센서스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기술발전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2015년 11월 첫선을 보인 도심형 자율주행차 '스누버'는 지난 22일부터 서울 여의도 곳곳을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도 정부로부터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일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여의도처럼 수많은 차량과 사람이 복잡하게 오가는 도심을 달리는 건 스누버가 국내 최초다.

서 교수는 "10년이란 기간에 걸쳐 개발된 스누버가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나와 여의도를 달리다보니, 며칠 만에도 각종 돌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국회 앞 신호등은 사람도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어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의도 광장 쪽에서는 횡단보도 끝에서 걸어오는 사람 대신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을 배려해 횡단보도를 지나갔다가 보행자 우선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즉 인간 운전자들이 주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행위를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반영한 결과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인간 운전자 사이에서는 문제가 안 됐던 사안들이 소프트웨어(SW)로 프로그래밍되면서 굉장히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여의도 실증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와 인간 운전자가 함께 다니는 도로를 비롯해 자동차보험이나 법.제도는 어떻게 개선돼야 할지 적극적으로 정책 건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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