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 속아 대출 떠안은 지적장애인.. 法 "부실심사 대출은 무효"
2017.07.07 17:23
수정 : 2017.07.07 17:23기사원문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임종효 판사는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지적장애 3급인 환경미화원 이모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어머니 병원비가 필요한데 대출 보증을 서달라'는 직장동료 정모씨에게 속아 총 28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결국 정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확정받았으나 이씨는 고스란히 대출 빚을 대신 갚아야 할 처지가 됐다. 은행이 사기 피해자인 이씨 처지와 상관 없이 대출계약 자체는 유효하기 때문에 대출금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지능지수 69인 이씨의 '사회 연령'이 7.42세에 불과해 대출의 법률적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며 대출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은행 측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