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 하만’.. 삼성 4각편대 고공비행
2017.07.07 18:00
수정 : 2017.07.07 18:00기사원문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2.4분기 잠정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은 매일 6593억원어치를 팔고, 1539억원을 남겨야 가능한 실적이다. 대부분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인 점을 감안하면 20% 이상은 그야말로 놀라운 기록이다.
반도체.부품(DS)을 필두로 스마트폰(IM), 가전(CE)의 양 날개로 비행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2.4분기부터 전장(하만)이라는 확실한 추진력을 확보, '사각 편대'로 사업 재편에 성공하면서 세계 기업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만 나오면 '최고, 최대, 역대, 1등'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은 모두 사상 최고치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7.79%, 영업이익은 71.99% 급증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3.3%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긴 것도 처음이다. 지난 1.4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19.58%였다.
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을 2.4분기 일수(91일)로 단순히 나누면 하루에 1539억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지난 1.4분기 1조25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현대차의 실적을 8.1일 만에 추월하고, 이날 2.4분기 잠정 영업이익 6641억원을 발표한 LG전자 실적을 단 4.3일 만에 벌어들이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인텔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기업이 됐다.
2.4분기 애플은 105억달러(약 1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매출은 18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이 144억달러(약 16조4600억원)로 추정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1993년 이후 24년 만에 종합반도체 순위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가 '이렇게 많이 벌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실적 발표 직전까지 집계된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매출 및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8조1753억원, 13조1551억원으로 잠정치를 한참 밑돈다.
한 증권사의 지점장은 "한달 전보다 이익 추정치를 3% 정도 높게 잡았는데도 예상이 빗나갔다"며 "계속되는 삼성전자의 어닝스서프라이즈(깜짝실적)다"라고 말했다.
■일등공신 반도체, 모든 사업이 좋았다
이런 깜짝실적의 효자는 역시 반도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에서만 8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올해 1.4분기의 6조31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우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부문에서는 영업이익률이 45%에 육박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메모리 분야는 50%를 돌파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왕좌를 지키고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경기 평택과 화성, 충남 아산, 중국 시안 등에 총 37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후발기업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이른바 '초격차 전략'으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다.
스마트폰 등 IT모바일(IM)부문과 디스플레이(DP), 소비자가전(CE)부문 등도 고른 성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역대 분기 실적이었던 지난 1.4분기 IM부문은 2조700억원, DP와 CE부문은 각각 1조2900억원과 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2.4분기에는 이보다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가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고금액인 9조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의 실적도 2.4분기부터 반영됐다. 하만은 이번에 약 3000억원의 이익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만 매출은 6조원 정도로 향후 커지는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든든한 미래 동력이 될 전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주도하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도 선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분기 영업이익 13조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