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문학평론가 "인생과 닮은 골프, 마음까지 치유해줘"
2017.07.11 19:40
수정 : 2017.07.11 19:40기사원문
"천천히 가겠습니다. 내 마음이 달아올랐다고 당신에게 급하게 다가서지 않겠습니다. 언제까지나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보겠습니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문학평론가 김정인씨(사진)가 골프를 소재로 쓴 '그대에게 가는 길-드라이버'라는 제목의 시 첫 구절이다. 김씨는 최근 국내 처음으로 골프를 소재로 쓴 시 10편과 에세이 20편을 엮어 '스윙과 멘탈사이'라는 책을 펴냈다.
김씨는 "골프를 치다 보면 기술적인 요소보다 항상 멘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내면의 감정들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속에 흘러다니는 미묘한 감정들을 글로 써봤다"고 책을 낸 동기를 피력했다.
구력 10년에 누구와도 무난히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80대 핸디캡 10개 내외를 자랑하는 김씨는 "한순간이라도 무의식적인 자신을 놓칠 경우 심각한 사고를 치게 되는 골프는 인생과 닮은 점이 많아 굉장히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김씨는 갑상선 질환을 앓던 중 병원에서 운동을 권유해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골프 연습을 할 때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는 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자신의 내면과 골프 스윙을 한 대상으로 일치시키는 마음수행 방법인 '알아차림(Sati)'을 통해 밖에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스윙 구간구간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려고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욕심을 버리고 멘탈이 강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 있는 자신이 내면의 자신을 구박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면서 다독여주면 어느 순간 마음이 '치유'가 된다"며 "이 수행을 계속해서 반복해 연습하다 보니 이제는 화내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