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테이프' 팔던 SKC, 세계 1위 필름기업 꿈꾸다
2017.07.16 13:57
수정 : 2017.07.16 15:34기사원문
지난 13일 찾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은 대대적인 전환기의 출발점에 서있었다. 1979년 출범 이후 20여년간 비디오테이프를 생산하던 옛 선경화학 천안공장이 창사 38년만을 맞아 종합필름기업으로의 대변신을 꿈꾸는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필름 기술력, '혹독한 공정관리' 비결
이날 먼저 둘러본 기능성필름생산라인은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의 핵심 라인이었다. 연면적 7600㎡ 규모의 기능성필름생산라인은 실리콘이형필름, 비산방지필름 등 TV, 휴대폰, 차량용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필름을 생산하는 곳이다. 주력 제품은 휴대폰에 공급되는 각종 필름들이다.
고영석 기능필름생산팀장은 "이 곳에서 생산되는 필름 규모는 연간 8000만㎡에 달한다"며 "주력인 실리콘이형필름의 경우 과거 나사를 사용하던 가전이나 모바일 제품의 조립을 대체한 제품으로 박막 기술과 실리콘 오일을 고르게 분산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주력 제품인 비산방지 필름은 페트(PET) 위에 UV레진을 도포해 휴대폰 등 제품 파손시 형태를 유지해 주는 보호필름이다. 특히, 휴대폰용 비산방지 필름은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이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인 S사가 2015년 이후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한 양면 글라스(유리)형 모델에 탑재되는 보호필름도 이곳에서 전량 생산된다. 올해는 미국계 글로벌 휴대폰업체와도 협의를 진행할 정도로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고 팀장은 "최신 프리미엄 휴대폰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필름은 우리 제품이 단연 세계 최정상"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해외 휴대폰 제조사들까지 고객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공장의 높은 제품 경쟁력은 공장 출범 38년이 무색한 혹독한 공정관리에 있다. 실제로, 기능성필름생산라인 곳곳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필름이나 공정상 결함을 모두 촬영, 실시간 화상으로 시스템운영자에게 알려준다. 고 팀장은 "라인 당 카메라는 10대 정도 있는데 50마이크론(0.05mm) 크기까지 촬영할 수 있어 미세한 결함까지 모두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기능성 필름제품 특성상 미세먼지 방지를 위해 라인당 인력을 한 명만 두고 첨단 공정을 구축할 정도로 무진(먼지 제어) 관리도 엄격했다. 다음으로 둘러본 압출성형라인(ERM)에서는 주로 액정디스플레이(LCD) TV의 백라이트 부품으로 쓰이는 필름을 생산하고 있었다.
송동욱 ERM 기술팀 과장은 "ERM 라인은 백라이트 필름 중 프리즘과 도광판 두 개를 만드는데 최근에는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용 파우치도 개발중"이라며 "과거 배터리 커버는 필름류였는데 필름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원에서 알루미늄 파우치로 과감히 변신을 꾀했다"고 밝혔다. 송 과장은 "알루미늄 파우치의 인증기간이 3년 걸리는데 현재 샘픔을 관계기관에 보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매출 1조 신화' 쏜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은 비디오테이프를 만들던 선경화학 천안공장이 전신이다. 1세대인 선경화학 시절인 1997년부터 LCD 디스플레이 소재로 과감히 업종을 전환해 운영하다 지난 2007년 글로벌 화학사인 롬앤하스와 합작한 'SKC하스'로 2세대를 열었다. 그러다 다스를 인수한 다우케미칼이 올해 듀폰과 합작과정에서 지분을 정리하면서 SKC하스는 SKC의 100% 자회사인 'SKC하이테크앤마케팅'으로 사명을 바꾸고 이달 3세대 출범을 선언했다. 천안공장은 새 출발과 함께 대대적인 사업구조 혁신을 추진중이다. 기존 디스플레이용 필름 중심에서 벗어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지난해 매출 2778억원(영업이익 133억원)과 비교하면 5년 안에 4배 정도의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민재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마케팅팀장은 "새로운 출발과 함께 2021년까지 매출 비중을 기존 사업 47%, 모기업인 SKC와의 시너지 사업 18%, 그리고 신사업 35%로 잡고 있다"며 "특히,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분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 보호용 소재,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보호필름, 배터리 파우치 및 분리망 코팅재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