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방까지 넘보는 中 모바일 게임

      2017.07.18 20:12   수정 : 2017.07.18 20:12기사원문


중국 모바일게임이 우리나라 안방을 거침없이 공략하고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이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장터)에서 최고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내산 모바일게임의 수준이 높아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한국시장을 파고들 틈이 없었다.

실제 중국에서 개발돼 한국으로 넘어온 모바일게임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고사양.고품질의 모바일게임에 익숙한 한국 이용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에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모바일게임이 잇따라 만들어지는 데다 마케팅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우리나라 모바일게임은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수출 길이 막혀 있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국내서 인기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카팀(MICA TEAM)이 개발하고 대만 퍼블리셔 롱청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동안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3강을 형성하고 있던 구도를 깨뜨린 것이다.

이날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 성인용 버전이 차지하고 있다. 성인용 버전은 개임 내 거래소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PC온라인에서 리니지를 즐겼던 이용자들이 모바일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2위에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4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청소년 버전이다.

게임업계에서는 한동안 리니지 3강이 국내 앱 장터에서 확고하게 1~3위의 독주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국내 게임사가 출시할 대작 모바일게임도 부재한데다 워낙 리니지 IP에 대해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많아서다. 그러나 이 틈을 비집고 중국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은 '소녀전선' 외에도 '해전1942', '킹오브아발론', '던전앤삼국지' 등이 국내 앱 장터 최고 매출 상위권에 올라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 모바일게임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며 "게임의 질도 향상됐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모바일게임 중국 수출은 여전히 막혀

중국 모바일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는 사이 한국산 모바일게임의 중국 진출 길은 여전히 막혀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허가인 '판호'가 지금까지도 단 한차례도 발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산 모바일게임들은 줄줄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판호 신청을 했지만 반년 이상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뾰족한 방법도 없어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 양국이 사드 문제 해결을 포함한 모바일게임 수출 문제에서 합의를 보지 않는 이상 개별 게임사 차원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 게임 시장은 규모가 25조원에 이를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 국내 게임사들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도 "정치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국 모바일게임이 우리 시장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동안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업계는 불황을 이겨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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