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무서운 성장, 인도서 삼성전자와 격돌
2017.07.20 16:38
수정 : 2017.07.20 16:38기사원문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저가대 가격에도 최고의 성능을 요구하는 인도 소비자 입맛에 맞춘 특화전략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 샤오미와 계약한 유통점 200곳에 공급중단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20일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200여곳의 유통점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공급 중단 이후 이 유통점들이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자사 제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으로부터 제품 공급 중단을 통보받은 델리의 한 대형 휴대폰 유통매장 사장은 "인도에서 휴대폰 제조업체가 경쟁사에 유리한 판매 전략을 펼친 유통점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인도의 오프라인 유통점에서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유통점에 광고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삼성도 유통점의 광고비를 지원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으며,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유통점들을 다시 우호적인 파트너로 돌리기 위해 재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공들이는 새오미...잇따라 공장 확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세계 2위 규모로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통계전문업체인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국가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중국이 30%로 1위, 미국이 12%로 2위인데 세계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인도가 내년 중에는 미국의 수요를 넘어서 세계 2위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다. 문제는 샤오미의 추격세가 심상찮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2%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샤오미가 14.8%의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인도 시장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해 2·4분기에는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줄였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2014~2015년까지만 해도 1위였지만 화웨이, 오포, 비보 등에 밀려 지난해 시장점유율 8.38%로 5위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한 샤오미는 동남아를 새로운 요충지로 설정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는 아직 스마트폰의 비중이 20% 정도에 불과하고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이 막 보급되는 성장 시장이라는 것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샤오미는 최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도시 스리 지역에 인도 지역 2번째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곳에는 5000명의 직원이 일하게 되며, 공장이 생산에 돌입하면 1초에 스마트폰 1대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샤오미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의 95%를 현지에서 생산하게 돼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인도 특화전략 정비 시급
삼성도 지난 6월 인도 생산공장에 약 7000억원을 들여 스마트폰 생산공장의 생산량을 현재 월 500만대에서 월 1000만대로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점에서 삼성과 샤오미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전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어 삼성전자가 인도시장 공략을 위한 특화전략을 정비하는게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