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IoT 해킹 원천차단"…SKT 양자암호통신 핵심칩 상용화
2017.07.23 11:24
수정 : 2017.07.23 11:24기사원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초연결 시대에 각종 해킹으로부터 데이터를 지켜줄 보안 기술이 등장했다. 물질을 분자와 원자 등으로 쪼갤 때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최소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활용한 양자난수생성기 상용화 시대가 다가온 것. 특히 인터넷에서 암호화된 양자로 전송된 메시지는 전송구간에서도 도청이 어려워 일반인들의 통신보안은 물론 국방, 금융, 의료 등 정보보안이 핵심인 시장을 중심으로 양자암호통신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슈퍼컴퓨터도 해킹 불가한 '양자 난수'
SK텔레콤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양자난수생성 칩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자난수생성기(QRNG,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란, 에너지의 최소단위로 쪼개 복제조차 할 수 없는 양자의 특성을 반영해 예측이 불가능한 ‘순수 난수(True Random Number)’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다.
양자난수생성기로 만든 순수 난수를 암호로 활용하면, 연산이 아무리 빠른 슈퍼컴퓨터도 암호를 풀어낼 수 없다. 즉 해킹의 위험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각각 양자난수생성기를 개발해 군사 등 특수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양자난수생성기 대부분은 신용카드만한 크기로 크기가 큰데다, 가격대도 수백~수천 달러 수준으로 비싸 일반 제품에는 탑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반도체 공정으로 대량생산도 가능한 초소형(5x5㎜) 칩으로 양자난수생성기를 개발했다. 당장 내년부터 IoT 제품에 손톱만한 양자난수생성기를 탑재해 보안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또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초소형 칩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탑재를 해야 하지만, USB 형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연결해 양자 난수를 생성해 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양자암호통신 가동…IoT 해킹·도청 막는다
SK텔레콤은 이번에 개발한 양자난수생성기를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등에 탑재, 양자암호통신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주고받는 암호키를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생성하고, 전송구간에는 현존하는 어떤 해킹 기술로도 뚫을 수 없는 체계를 갖췄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양자암호 장거리 통신을 위한 전용 중계 장치도 개발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단일 양자 수준의 미약한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80㎞까지만 전송할 수 있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달 통신 거리를 120㎞까지 넓힌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 이를 여러 대 연결하면 통신 거리를 수백∼수천㎞까지 늘릴 수 있어 통신 거리 한계를 극복했다.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면서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암호의 중요성이 더욱더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양자암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